사건 발생 3년 4개월, 재판 시작 1년 3개월째…'환자 성추행' 인턴은 자유의 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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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3년 4개월, 재판 시작 1년 3개월째…'환자 성추행' 인턴은 자유의 몸

2022. 08. 25 15:51 작성2022. 08. 25 15:5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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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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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발생 3년 4개월 지났지만 아직도 1심 재판 진행 중

불성실한 재판 태도 보이다, 선고 앞두고 전관 변호사 선임

대한의사협회 사실조회 신청 후 지난 1월부터 계속 재판 연기

마취에 빠진 환자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인턴 의사 A씨. 사건 발생 이후 3년 4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1심 재판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자궁을 먹을 수 있느냐", "여성의 Hymen(처녀막)을 볼 수 있나"


대학병원 산부인과 수술실에서 위와같은 발언을 했던 인턴 의사 A씨. 당시 마취에 빠진 환자들을 성추행한 의혹까지 제기돼 전 국민의 공분이 들끓었다. 그런데 사건이 발생한 지 3년 4개월이 지난 지금, 아직도 "A씨가 처벌됐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마지막으로 감감무소식이다.


예정대로였다면 지난 1월에 선고가 나왔어야 했다. 하지만 연기됐고 이를 시작으로 5월, 6월, 이번 8월 재판까지 연기되고 있다. 재판을 받으며 A씨는 다른 병원에 재취업하는 등 본인의 커리어를 이어갔다.


선고 앞두고 전관 변호인 선임⋯의협에 사실조회 신청하면서 재판 연기

당초 이 사건은 정직 3개월의 내부 징계에 그칠 뻔했다. 지난 2019년 사건 발생 당시 서울아산병원 측은 A씨가 여성 환자들에게 상습적인 성희롱과 성추행을 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고발 조치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약 1년 뒤 언론 보도로 사건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수사가 시작됐고, A씨는 형사 재판에 넘겨졌다. 이때가 지난해 5월이었다.


하지만 A씨는 법원의 출석 요구를 무시하거나, 재판에 출석해도 판사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등 불성실한 태도로 지탄을 받았다. 그런 A씨에 대해 검찰은 지난해 11월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그런데 지난 1월 선고를 앞두고 A씨는 돌연 국선 변호인을 사선 변호인단으로 교체했다. 이후 검사장⋅검찰 지정창 출신 전관 변호사들이 사건을 맡았다.


그 이후 A씨 측은 대한의사협회에 사실조회를 신청했다. 본인의 행위가 "치료 목적의 행동이었다"는 점을 입증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 신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는데 그 이후 재판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의협으로부터 사실조회에 대한 회신을 받지 못하면서다.


의협에서 사실조회 미도착으로 재판이 3번 연속 연기되고 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의협에서 사실조회 미도착으로 재판이 3번 연속 연기되고 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변호사들 "재판 지연시키는 전형적 수법"

사실 '사실조회'는 "재판을 지연시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의사 출신인 정필승 변호사(법무법인 우성)는 "정확히 어떤 내용으로 사실 조회를 신청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러한 전략이 실무에서 자주 쓰이고 있다"고 의견을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의료 전문인 임원택 변호사(법무법인 문장)의 의견도 비슷했다. "의협에 사실조회를 신청하면 의협 내부적인 문제로 재판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특히 이번처럼 논란이 된 사건은 "회신을 받는 게 더욱 어렵다"며 "(사실조회에 응답한 의사가) 증인으로 소환될 수도 있는 등 부담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프렌즈 법률사무소의 이동찬 변호사도 "앞으로 상당 기간 재판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고 했고, 대한변협 등록 의료 전문인 서영현 변호사(변호사 서영현 법률사무소) 역시 "일단 법원에서도 사실조회에 대해 채택한 이상 계속 회신을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오는 9월로 예정된 재판 역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사실 '사실조회'는 "재판을 지연시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사실 '사실조회'는 "재판을 지연시키는 전형적인 수법"이라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이에 대해 의협은 25일 "사실조회와 관련해서는 법원과 당사자 외에는 누구도 볼 수 없는 비공개 자료"라며 "관련 업무는 의협과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진행 상황에 대해 답변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의협 역시 해당 사건을 중앙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엄중하게 다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지연 사유에 대해선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지연 사유에 대해선 답변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현재 A씨의 근황에 대해선 파악되지 않았다. 최근 그가 근무하고 있다고 알려진 서울대병원 측에 지난 24일부터 A씨의 근무 여부 등을 문의했으나, 25일 오후 3시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그는 해당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기존에 다니던 서울 아산병원을 그만뒀지만, 성범죄로 재판을 받으면서도 서울대병원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알려지며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행법상 형이 확정되기 전엔, 병원에서 A씨가 '성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방법이 없다. 언론 보도로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당시 병원은 뒤늦게 A씨를 업무에서 배제하고 직위해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후 상황에 대해서 서울대병원 측은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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