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KBS 드라마, 영화 '명량' 왜선 디자인 저작권 침해…배상해야"
법원 "KBS 드라마, 영화 '명량' 왜선 디자인 저작권 침해…배상해야"
명량 제작사, KBS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 제기
KBS 측 "2차적 저작물이므로 저작권 침해 아니다"라고 했지만, 안 받아들여졌다
법원 "해당 부분 드라마에서 폐기할 의무 있어⋯손해배상도 1억 1000만원"

한국방송공사(KBS)의 드라마 '임진왜란 1592' 중 일부 장면이 영화 '명량'의 저작권을 침해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법원의 1심 판결이 나왔다. /KBS 홈페이지·네이버 영화 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한국 영화 최초로 관객수 1500만명을 돌파한 영화 '명량'. 명량의 제작사인 A사가 한국방송공사(KBS)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KBS의 드라마 '임진왜란 1592'가 '명량'의 왜선 디자인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취지였다. A사는 KBS가 손해배상을 해야 할 뿐 아니라 영사의 해당 부분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누구의 손을 들어줬을까.
사건은 지난 2012년 11월로 올라간다. 당시 A사는 영화 '명량'을 제작하며 CG 외주를 맡겼다. A사는 일본군 군함을 직접 디자인해 B사에 시안과 이미지를 주고 컴퓨터그래픽(CG) 작업본을 받았다. 그 대가로 총 30억원을 지불했다.
그런데 약 2년 6개월 뒤. KBS에서 드라마 '임진왜란 1592'의 그래픽 작업을 같은 회사인 B사에 맡겼고, 4억원을 대가로 CG를 받았다.
문제가 된 건, KBS '임진왜란'의 해전 속 한 장면이었다. A사는 해당 장면 왜선 CG가 '명량'과 유사하다며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외주사에도 소송을 제기했음은 물론 KBS에도 저작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사건의 쟁점은 KBS가 사용한 해당 CG를 '2차적 저작물'로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2차적 저작물이란 원저작물(이 사건에서 왜선의 디자인 등)을 변형⋅각색해 새롭게 작성한 창작물이다.
KBS 측은 재판 과정에서 "해당 CG는 전함의 이미지를 토대로 제작한 2차적 저작물이므로 저작권 침해가 아니다"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즉, 영화 '명량'에 쓰였던 왜선 디자인을 가져다 쓴 게 아니라, 해당 디자인을 변형·각색해 새로 만든 2차적 창작물이라고 주장한 것.
이런 주장이 나온 이유는, 우리 법원이 '2차적 저작물'에 대한 독자적인 저작권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저작물을 토대로 만들어진 거라고 해도, 새로운 창작성을 가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KBS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재판장 권오석 부장판사)는 "원고(A사)의 일본군 전함은 기존 고증자료와 구별되는 창조적 개성이 드러난 저작물"이라며 "피고들(B사와 KBS)이 저작권 침해를 한 게 맞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KBS는 원고(A사)의 손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금으로 "약 1억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동시에 "해당 부분을 드라마에서 폐기하지 않으면 영상을 배포할 수 없다"고 했다.
권 부장판사는 KBS의 주장에 대해 "다소 수정이나 변경이 이뤄진 것이긴 해도, 새로운 창작성을 더하지 않은 정도라면 복제로 보는 게 맞는다"며 "저작권을 침해한 게 맞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피고들(KBS와 B사)은 A사가 명량에 사용된 CG 3D 모델링 소스 등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 소스가 무단으로 활용될 높은 위험성도 인지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