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인 공격한 고양이 주인, 벌금 800만원" 이 기사 뒤에 숨겨진 다른 사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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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공격한 고양이 주인, 벌금 800만원" 이 기사 뒤에 숨겨진 다른 사실이 있다

2020. 05. 14 12:45 작성2020. 05. 14 16:41 수정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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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인 공격한 반려묘의 주인, 800만원 벌금형" 이례적인 벌금 액수에 다들 '깜짝'

'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길래' 의문만 높아져 가는 가운데

재판을 진행한 대전지법에 직접 확인해 보니, 보도에 빠진 '중요한 사실' 한 가지

지난 13일 깜짝 놀랄만한 뉴스가 보도됐다. 행인을 공격해 다치게 한 반려 고양이의 주인이 지난 8일 '벌금 800만원'에 처해졌다는 내용이었다. 이미지는 본 사건과 관련 없음. /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 13일 애묘인들이 깜짝 놀랄만한 뉴스가 보도됐다. 행인을 공격해 다치게 한 반려 고양이의 주인이 지난 8일 '벌금 800만원'에 처해졌다는 내용이었다. 즉각 애묘인들 사이에서 고양이의 정체가 무엇인지에 대해 논쟁이 벌어졌다.


반려동물이 사람을 다치게 해 벌금 800만원이 나오는 일은 전무후무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인천에서 반려견이 지나던 행인의 왼쪽 무릎을 물어 상처를 입힌 사건의 경우 견주는 벌금 40만원이 나왔다. 지난해 여름엔 목줄을 채우지 않은 고양이가 행인의 허벅지를 발톱으로 할퀴어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혀 고양이 주인이 벌금 30만원을 물었다.


그런데 그것의 20배가 넘는 '벌금 800만원'이 나왔다고 하니 "고양이가 입힌 피해가 어마어마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해당 내용을 다룬 기사엔 "일반적인 고양이가 아니라 호랑이 크기였을 것"과 같은 추측이 더해진 댓글이 잔뜩 달렸다. 이 사건은 어느새 '반려묘가 저지른 초대형 사건'이 돼있었다.


대전지법 "반려묘가 공격한 사건만으로 벌금 800만원 나온 게 아니다"

대체 어떤 일이 벌어졌길래 이런 판결이 나온 건지 궁금해진 로톡뉴스가 해당 사건의 재판을 한 대전지법에 확인을 해봤다. 관련 기사를 아무리 읽어도 고양이의 종과 크기, 고양이가 갑자기 길 가던 행인에게 달려든 이유 등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기사에는 중요한 한 가지가 빠져있었다.


"반려묘 사건만 갖고 800만원 나온 게 아니다. 다른 사건과 병합된 사건이다."


대전지법 관계자는 로톡뉴스와의 통화에서 '고양이가 공격해, 800만원 벌금이 나온 게 정말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병합 사건이란 피고인이 저지른 각각의 사건을 하나로 합쳐 판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피고인 A씨(반려묘 주인)는 이 사건만으로 재판을 받은 게 아니라는 의미다.


해당 판결문을 입수해 직접 확인해 봤다. 판결문 상단에 피고인이 받은 혐의가 기재돼 있었는데, 과실치상(반려묘 공격 사건)과 더불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위반 혐의가 함께 적혀있었다.


알고 보니 A씨는 지난해 10월 술을 마시고 의무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오토바이를 운전해 기소가 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82%로 '면허취소 수준(0.08% 이상)'이었다.


반려묘 사건은 그보다 40일 정도 전인 지난해 8월 말에 벌어진 일이었다. 당시 A씨는 목줄을 하지 않은 반려묘 3마리와 산책 중이었는데, 그중 한 마리가 반려견을 데리고 산책하던 피해자에게 달려들어 다치게 했다. 이 일로 피해자는 왼쪽 다리 등에 상해를 입었다.


대전지방법원 관계자는 "이 두 사건을 합산해 벌금이 나오다 보니까 800만원이 선고됐다"고 설명했다.


애묘인들의 의혹과 추측을 불러일으킨 이번 기사. 확인해 보니 오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불친절한 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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