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재완 사형 구형… 학교와 대전시의 4억 배상 책임도 인정될까
명재완 사형 구형… 학교와 대전시의 4억 배상 책임도 인정될까
범행 직전 교사 폭행 등 명백한 위험 신호 묵살
예견가능성 높아 승소 확률 75% 이상

유족은 지난 4월 “비극을 막지 못한 책임이 명백하다”며 학교와 대전시를 상대로 4억 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연합뉴스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가장 믿었던 선생님의 손에 8살 아이는 목숨을 잃었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교사 명재완의 살해 사건. 지난 4월, 유족은 가해자 개인을 넘어 비극을 막지 못한 학교와 대전시를 상대로 4억 원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명재완이 사형을 구형받은 가운데, 유족의 승소 가능성 또한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험 신호는 명백했다…비극 앞에 멈춰 섰던 시스템
가해 교사 명재완은 범행 전 이미 여러 차례 위험 신호를 보냈다. 그는 가정불화와 직장 부적응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위해 휴직했다가, 불과 20여일 만에 충분한 회복 검증 없이 성급하게 복직했다.
비극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명재완은 범행 4~5일 전, 학교 업무용 컴퓨터를 발로 부수고, 동료 교사를 폭행하는 등 극도의 불안정 상태를 노출했다. 하지만 학교와 교육청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작동하지 않는 사이, 그는 인터넷으로 살인 방법을 검색하고 흉기를 준비해 제자인 김하늘 양을 살해했다.
유족 측 법률대리인은 "명재완의 이상 징후를 학교장과 고용주인 대전시가 방치해 사건을 막지 못한 명백한 책임이 있다"며 소송 이유를 밝혔다. 검찰 역시 명재완에게 사형을 구형하며 "아무런 죄 없는 아동을 잔혹하게 살해했다"고 지적했다.
핵심 쟁점 '예견가능성'…법원, 국가 책임 인정할까
이번 소송의 승패는 예견가능성을 법원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렸다. 국가배상법 제2조는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혔을 때 국가가 그 책임을 지도록 규정한다. 유족은 학교와 교육청 공무원들이 교사의 위험성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음에도 학생 보호 의무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주장한다.
유족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매우 높다.
첫째, 위험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 판례는 "학교생활에서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되거나 예측 가능성이 있는 사고"에 대해 학교의 보호·감독 의무 책임을 인정한다. 이 사건은 ▲정신과 치료 이력 ▲부실한 조기 복직 ▲범행 직전의 폭력적 이상 행동 등 위험을 예측할 명백한 근거들이 존재했다.
둘째, 학교와 교육청의 감독 의무 위반이 명확하다. 교원에 대한 지도·감독 의무를 지는 학교장과 교육청은 명재완의 이상 행동을 인지하고도 격리, 추가 상담, 직무 배제 등 어떠한 안전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는 학생 안전 보호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셋째, 부실한 관리가 비극을 낳은 인과관계가 뚜렷하다. 만약 학교 측이 명재완의 폭력성을 인지한 즉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면, 최악의 결과는 피할 수 있었다.
승소 가능성 75% 이상
유족의 국가배상 청구 승소 가능성은 75% 이상으로 매우 높게 평가된다. 가해 교사의 개인적 일탈로만 치부하기에는 시스템의 부실과 안일한 대응이 비극의 결정적인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교육청 측은 "단순 이상 행동만으로 살인까지 예견하기는 어려웠다"고 항변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엄격하게 보호받아야 할 아동이 교내에서 교사에 의해 살해된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할 때, 법원이 교육 당국의 책임을 폭넓게 인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