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받고 "위증했어요" 거짓 자수한 사람들⋯그들이 위증죄 처벌 두려워하지 않은 이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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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받고 "위증했어요" 거짓 자수한 사람들⋯그들이 위증죄 처벌 두려워하지 않은 이유 있었다

2020. 11. 25 17:36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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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y@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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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1000만원 이하로 벌하는 '위증죄'

최근 판결문 확인해보니 대부분 200만원 이하 벌금

위증죄로 처벌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고 자수한 사람들이 있었다. 알고 보니 돈을 받고 한 일이었다. 어쨌거나 거짓 자수를 했다고 해도 그 당시에는 위증죄로 처벌받을 게 뻔했는데 왜 이런 일을 했을까 궁금증이 생겼다./연합뉴스⋅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2018년 대전에서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4명이 단체로 수사기관을 찾아 "내가 위증했다"고 자수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들은 나란히 위증죄를 인정받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위증을 했다"고 말한 재판에 재심 결정이 내려졌다. 재심이란 판결이 확정됐지만 '위증'과 같은 중대한 잘못을 발견해 다시 재판하는 것을 말한다. 재심을 하는 사례는 흔치 않은데, 앞서 사기죄로 실형을 선고받은 A씨는 이 기회를 잡게 됐다.


그런데 얼마 전 집단 자수한 4명이 모두 구속됐다. "위증을 했다"는 사실이 거짓이었기 때문이다. 앞서 이들은 수사기관에 "A씨는 우리의 위증으로 피해를 본 사람"이라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모두 A씨로부터 돈을 받고 한 진술이었다. 위증이 아니라 진실을 증언해놓고 말을 뒤집은 것이었다.


조사 결과 A씨는 이들에게 "충분히 보답할 테니 거짓으로 자수해달라"고 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건네진 돈은 1억원이 넘었다.


증인 선서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

뒤늦게 구속돼 판⋅검사를 속인 죄를 받게 된 4명. 하지만 애초에 '위증'을 무서워하지 않아 발생한 결과였다.


진실이 다퉈지는 법정에서 한 거짓말은 무겁게 처벌돼야 한다. 이들의 거짓말로 낭비된 수사력이나 시간 등을 고려했을 때도 가볍지 않은 벌이 내려져야 할 것 같다. 하지만 이들에게 애초에 내려진 벌은 벌금이 끝이었다.


이렇게 되면, 가해자가 피해자를 회유해서 법의 심판을 피해 가는 사례가 발생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돈에 진실이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의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봤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왜 위증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으로 연결된다.


로톡뉴스는 최근 위증죄로 처벌된 판결문 18건을 확인해봤다. 실제로 어느 수위로 처벌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그 결과 열에 일곱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나머지도 징역형의 집행유예였다.


'위증 처벌' 대부분 벌금형⋯평균 150만원 수준

우리 형법은 법정에서 하는 거짓 진술 행위를 '위증(僞證)죄'로 보고 처벌하고 있다. 단순히 사실과 다른 진술을 했다고 '위증죄'가 되는 게 아니라, 자신의 기억에 반한 허위 진술을 위증으로 본다.


이 경우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1000만원 이하로 벌하도록 하고 있다(형법 제152조).


최근 3개월간(7월 24일~10월 28일) 위증죄로 처벌된 판결문 18건을 살펴봤다. 하지만, 법에 규정된 처벌 수위만큼 받은 경우는 없었다.


우선 실형이 선고된 사례는 없었다. 모두 벌금형이거나 징역형의 집행유예에 그쳤다. 이들 18건 중 13건(72%)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100만~200만원대가 11건으로 가장 많았다. 100만원을 선고받은 사람 5명, 150만원이 1명, 200만원이 5명이었다.


그 외에는 벌금 300만원(1명), 벌금 80만원(1명) 이었다. 벌금 평균액 156만 2000원이었다. 법정형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징역형 집행유예가 선고된 5명도 분석해봤다.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사람이 2명,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이 1명,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이 1명, 징역 4개월 집행유예 1년이 1명이었다.


종합하면, 처벌 수위가 자체가 낮으니 유혹에 넘어가기 쉬운 구조였다. '4명의 집단 자수'도 이런 토양에서 나온 사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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