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형 선고된 손정우…판례 분석 결과 '집행유예' 나올 확률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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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형 선고된 손정우…판례 분석 결과 '집행유예' 나올 확률 높았다

2022. 07. 05 15:00 작성2022. 07. 05 15:03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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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수익은닉' 혐의 판결문 42건 분석

실형 선고 가능성은 '절반' 밑돌아

1조 2388억원 은닉한 경우도 '징역형의 집행유예'

손정우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됐다. 비록 검찰이 구형한 징역 4년엔 미치지 못했지만, 로톡뉴스가 취재한 결과 손정우의 실형 선고는 이례적이었다. /연합뉴스·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사상 최악의 아동 성착취물 공유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를 만든 손정우에게 법원은 5일 징역 2년을 선고하고, 법정에서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조수연 판사는 "피고인(손정우)이 장기간 이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었던 것은 범죄수익을 은닉할 수 있다고 생각한 점이 일부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비록 검찰이 구형한 징역 4년엔 미치지 못했지만, 로톡뉴스가 취재한 결과 손정우의 실형 선고는 이례적이었다. '범죄수익은닉'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사람들의 처벌 수위를 볼 때 그랬다. 최근 법원은 판결문에 적시된 범죄 수익이 약 '1조억원'이었을 때조차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데 그쳤다.


절반 이상이 징역형의 집행유예

로톡뉴스는 대법원에서 공개한 최근 6개월 치 '범죄수익은닉' 판결문 42건(1⋅2심 중복 사건 1건 포함)을 전부 분석해봤다. 우선, 손정우와 같이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을 판매해 불법 수익을 은닉해 유죄가 선고된 건 최근 6개월 사이에는 없었다. 지난해 10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이 대법원에서 범죄수익은닉혐의를 포함해 총 징역 42년을 확정받긴 했지만, 이번 분석 기간엔 포함되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법원에서 처벌된 이들은 총 44명이었는데, 모두가 적지 않은 범죄수익을 은닉했다. 약 4억원을 은닉한 손정우와 같이 '억대' 이상이 절반에 가까웠다. 이들에 대한 구체적인 처벌 수위는 어땠을까.


우선, 단순 벌금형은 한 건도 없었다. 최소 징역형의 집행유예 이상의 처벌이 이뤄졌다. 범행 특성상 여러 범죄를 동시에 저지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가장 많이 선고됐다(24명⋅약 54.5%). 실형이 선고 비율은 절반을 밑돌았다. 44명 중 19명이었다(약 43.2%). 이 경우 가장 무거웠을 때 징역 3년 6개월이었고, 평균 약 1년 7개월이었다.


범죄수익 1조 넘어도, 집행유예

그런데 판결문에서 유독 눈에 띄는 규모의 사건이 하나 있었다. 범죄수익이 무려 '1조 2388억원'이었다. 필리핀 등에서 약 3년 동안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를 운영한 A씨와 B씨. 이들은 약 40명의 규모의 조직에서 '중간관리자(실장)'급 직책이었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범죄 수익이 과다하게 산정됐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형 선고는 피했다. 1심을 맡은 대구지법은 지난 2월, A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B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규모가 1조원을 초과하는 고액이고, 피고인들(A씨와 B씨)이 범행에 가담한 정도가 가볍다고 보기 어렵다"면서도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판결문에서 유독 눈에 띄는 규모의 사건이 하나 있었다. 범죄수익이 무려 '1조 2388억원'이었다. /대법원⋅편집=조소혜 디자이너
판결문에서 유독 눈에 띄는 규모의 사건이 하나 있었다. 범죄수익이 무려 '1조 2388억원'이었다. /대법원⋅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어째서였을까. 이미 해당 사건과 관련된 혐의(도박개장 등)로 각각 징역 2년, 징역 1년 8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는 게 결정적이었다. 1조 2388억원의 범죄수익은닉 혐의가 밝혀졌음에도 법원은 "먼저 판결이 확정된 위 죄(도박개장)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며 집행유예로 선처했다.


해당 양형 사유는 오늘 열린 손정우 재판에서도 언급됐다. 1심을 맡은 조수연 판사 역시 "피고인(손정우)이 관련 혐의로 받은 확정판결과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손정우는 아동 성착취물 배포 등의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지난 2020년 4월에 만기 출소했다.


하지만 조 판사는 위와 같은 사유를 들면서도 손정우에게 집행유예가 아닌 실형을 선고했다. 아동 성착취물로 범죄수익을 벌어들인 점, 솜방망이 처벌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점, 이어 '사법 주권'을 이유로 미국 송환을 피한 점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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