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 먹으며 게임하던 아빠, 그 옆에서 100일 된 아기는 죽어가고 있었다
야식 먹으며 게임하던 아빠, 그 옆에서 100일 된 아기는 죽어가고 있었다
"울어서 시끄럽다" 이유로, 백일 갓 넘은 아기 쿠션에 엎어 놓은 남성
재판부, 징역 3년 6개월 선고⋯방임 등 혐의 적용된 아내는 집행유예

역류 방지 쿠션에 엎어진 채, 숨을 제대로 쉬지 못한 생후 100일 된 아기는 끝내 사망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스스로 몸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는 생후 백일 된 아기. 그런 아기의 움직임이 점점 없어지고 있었다. 곁에는 아기의 이런 이상 증상을 알아챌 친부 A씨가 있었지만, 이상하게도 아기는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사망했다.
이후 수사 과정에서 밝혀진 진실. "아기가 울어서 화가 났다"는 이유로 A씨가 일부러 아기를 쿠션에 엎어놓은 사실이 드러났다. 숨이 막혀 고통스러워하는 아이 옆에서 A씨는 태연하게 게임을 하고, 야식을 먹었다.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재판부는 실형을 선고했다. 10일, 인천지법 형사13부(재판장 호성호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를 받는 A씨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 △5년간 아동 관련 기관에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평소 A씨는 양육에 무관심한 아빠였다. 평소에도 A씨는 아기를 홀로 둔 채 장시간 외출을 하거나 아기의 입가에 담배를 가져다 댄 뒤 사진을 촬영하는 끔찍한 행동을 했다. 공갈 젖꼭지를 물리고 테이프를 붙여 고정해 놓는 통에 아기는 질식할 위기를 여러 번 넘겼다.
쿠션에 아기를 엎드려 놓는 일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러다 사건이 발생한 지난 2월, A씨는 아기의 친모 B씨가 자리를 비운 사이 아기가 울기 시작하자 또 쿠션에 엎어 놓았다. 이후 게임에 열중했고, 뒤늦게 A씨의 신고로 아기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지고 말았다.
수사기관에 따르면 A씨가 혼자서는 몸을 뒤집을 수 없는 아기를 고의로 역류 방지쿠션(가운데가 움푹 들어간 신생아용 쿠션) 위에 엎드려 놓아 숨지게 했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과실치사 혐의가 아니라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A씨 사건을 맡은 호성호 부장판사는 "A씨가 피해 아동을 쿠션 위에 엎드리게 해 호흡곤란으로 사망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는 "딸을 역류 방지쿠션에 엎어놓은 적이 없다"는 등의 주장을 했지만,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신고에 앞서 A씨가 휴대전화로 '아기 질식사', '신생아 질식사 처벌', '미필적 고의' 등을 검색해본 것으로 확인됐고, 법의학자 등이 피해 아동 스스로 뒤집기를 했을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어 "피해 아동은 4개월도 채 살지 못하고 아버지의 방치로 소중한 생명을 잃었다"고도 지적하며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다만, 아동학대 범죄 전력이 없고 20대의 어린 나이에 양육 경험이나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범행한 점 등이 양형에 고려됐다.
이날 법정에 선 A씨의 곁엔 그의 아내 B씨도 있었다. B씨 또한 평소 아기를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등의 행동을 해 아동복지법상 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에게는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선고됐다. 호 부장판사는 "B씨의 방임 행위는 비교적 가벼운 점 등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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