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바뀌자 월세 17%·관리비 3배 인상 통보…법원 "전액 돌려받아라"
건물주 바뀌자 월세 17%·관리비 3배 인상 통보…법원 "전액 돌려받아라"
묵시적 갱신 후 경제사정 변동 핑계로 임대료 인상
서울중앙지법 5% 상한 위반 및 근거 부족으로 전액 반환 판결

법원은 합당한 근거 없는 새 건물주의 일방적인 상가 임대료 및 관리비 기습 인상은 무효이며, 초과로 받은 금액을 전액 임차인에게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새로운 건물주가 나타나 갑자기 월세와 관리비를 대폭 올리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한다면 임차인은 무조건 따라야 할까.
법원은 일방적인 임대료 및 관리비 인상 요구는 법적 효력이 없으며, 임대인이 초과로 받아간 금액을 임차인에게 모두 돌려주어야 한다고 판결했다.
새 건물주의 일방적 통보… 월 차임 350만 원 관리비 50만 원 요구
상가 세입자 A씨는 2022년 1월부터 서울 마포구의 한 건물 지하에서 단란주점을 운영해 왔다.
당시 임대차 계약 조건은 보증금 3500만 원, 월 차임 300만 원에 관리비 15만 원이었다.
평온하던 영업은 이듬해인 2023년 8월, B씨가 건물을 매수해 새 임대인이 되면서 갈등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했다.
2024년 1월 A씨의 임대차 계약은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
그런데 계약 갱신 후 불과 두 달여 만인 2024년 3월, 새 건물주 B씨는 A씨에게 경제 사정 변동을 이유로 임대 조건을 변경하겠다는 통지서를 보냈다.
기존 보증금은 유지하되 월 차임을 350만 원으로, 관리비를 50만 원으로 각각 올려 매달 총 400만 원을 내라는 일방적인 요구였다.
갑작스러운 인상 통보에 A씨는 일단 변경된 금액을 매달 입금하면서도, 부당이득을 돌려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주변 시세 올랐으니 적법하다?… 법원 팩트체크는 달랐다
재판 과정에서 건물주 B씨는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번 차임 증액 청구는 주변 상권의 시세를 반영한 정당한 조치이며, 상가임대차보호법상 5% 상한을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라도 그 범위 내에서는 인상이 유효하다고 맞섰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B씨의 주장과 전혀 달랐다.
사건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2024가단5335197 재판부는 B씨의 증액 요구가 상가임대차법이 정한 5% 범위를 벗어났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임대료를 올려야 할 만큼 경제 사정의 변동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B씨가 주변 시세라며 증거로 제출한 임대 매물 2건의 정보만으로는, 당초 약정한 월세가 정의와 형평에 어긋날 정도로 현저히 부당해졌다고 볼 수 없다고 꼬집었다.
법원은 임대인이 5% 제한 범위 내에서 증액을 청구했다 하더라도, 경제 사정 변동 등으로 기존 차임이 현저히 부당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증액 청구권 자체가 허용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관리비 뻥튀기도 꼼수 제동… 초과 수령액 983만 원 반환하라
최근 임대차 시장에서 자주 논란이 되는 일방적인 관리비 인상에 대해서도 법원은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재판부는 B씨가 일방적으로 관리비 증액을 요구한 것만으로는 인상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고 보았다.
A씨와 B씨 사이에 관리비를 일시적으로나마 올리기로 하는 명시적이거나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볼 증거도 없다는 것이다.
결국 법원은 A씨의 월 차임과 관리비는 모두 기존 약정 내용과 동일한 금액이라고 결론 내렸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B씨가 정당한 금액을 초과해 받아간 983만 5000원과 지연손해금을 A씨에게 모두 반환하라고 선고했다.
다만 A씨와 해당 점포 직원이 제기한 위자료 청구에 대해서는, 건물주 B씨의 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