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경 '황제 의전 의혹' 제보자,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을까?
김혜경 '황제 의전 의혹' 제보자, 공익신고자보호법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을까?
김혜경 갑질 의혹 폭로한 공무원, 신상 유포돼 정신적 고통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자 보호 조치' 신청 계획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의 '황제 의전' 의혹을 제보한 전 경기도청 비서실 직원이 전화 통화 녹음본 유포로 신상이 공개돼 심리적 고통을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보호를 받을 수 있는지 알아봤다.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아내 김혜경씨의 '황제 의전' 의혹을 제보한 전 경기도청 비서실 직원 A씨(별정직 7급 공무원). 그는 이재명 후보가 경기도 지사였던 지난해 자신의 업무 대부분이 김혜경씨의 개인 심부름이었다고 폭로했다.
A씨는 이 후보의 측근인 전(前) 5급 공무원 배씨에게 전화 등으로 지시를 받았다. 김혜경씨 약을 대리 처방 받거나, 이 후보 장남의 퇴원 수속을 대신 처리하는 등이었다. 음식 배달과 속옷 정리 등도 했다고 A씨는 주장했다. 또한, 경기도청 법인카드를 사적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A씨의 개인카드로 소고기 약 11만원 어치를 결제한 뒤, 다음날 이를 취소하고 법인카드로 결제했다는 것.
결국 지난 2일 김혜경씨가 "모든 것이 저의 불찰"이라며 사과하고, 이재명 후보도 나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제보자 A씨의 신상이 공개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배씨가 A씨에게 심부름을 지시하는 내용이 담긴 전화 통화 녹음본이 음성변조 없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됐기 때문. 이후 A씨 측은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힘든 상황"이라며 신변 불안을 호소했다. 이어 국민권익위원회에 '공익신고자 보호'를 신청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런데 해당 보호조치는 법률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이뤄진다. 신청을 한다고 해서 가능한 게 아니다. 과연 A씨는 공익신고자로서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라 보호를 받을 수 있을까.
우선 A씨의 제보 내용이 공익신고자 보호법에서 말하는 '공익침해행위'에 해당하는지부터 살펴야 한다. 동법 제2조에서는 '국민의 건강과 안전 및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는 등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더 자세히는 의료법이나 약사법 등 471개 법률의 벌칙, 행정처분 등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명시했다.
A씨가 제보한 대표적인 의혹 중 하나는 '대리처방'이다. 이는 의료법 위반 사항이다. 의료법 17조의2(처방전)에서는 의사, 치과의사 또는 한의사에게 직접 진찰을 받은 환자가 아니면 누구든지 처방전을 수령하지 못한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김혜경씨가 대리처방을 지시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공익침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이어 경기도가 운영하는 공익제보 핫라인에 따르면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지위·권한 남용 또는 법령위반을 통해 사익을 도모'한 경우 역시 제보 대상으로 두고 있다.
다시 말해 공직자가 공직자를 상대로 권한 등을 남용했다면, 이는 공익제보 신고 대상이 된다는 말이다.
7급 공무원이었던 A씨의 경우 자신에게 대리처방 등을 지시한 5급 공무원 배씨의 행위를 제보한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위 조건을 충족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문제가 되는 것은 A씨가 제보한 곳이 언론사라는 것이다. 같은 법 6조에는 공익신고를 접수할 수 있는 곳을 규정하고 있는데 수사기관이나 국민권익위원회 등이다. 언론사는 해당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A씨는 '공익신고자 보호'를 신청하더라도 소용 없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지난 2013년 서울행정법원은 "언론매체 등을 통하여 이미 공개된 내용이 신고자의 제보에 의한 것인 경우 그 신고자를 보호함에 있어, 신고를 먼저 한 이후 언론매체 등에 제보한 신고자와 차별을 둘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지난 2014년에도 비슷한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나왔다. 지난 2011년 KT의 '세계 7대 자연경관 전화투표 조작 사건'을 언론에 제보한 공익신고자. 이후 KT 측이 공익 제보로 인정하지 말아 달라고 소송을 냈는데, 당시 대법원은 "(해당 제보자를) 공익신고자로 볼 수 있다"고 판결했다.
즉, 법에 명시된 곳이 아닌 언론에 제보했더라도 공익신고자 요건을 충족한다면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