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다고 공용 정자 점령한 캠핑족, 단순 얌체짓 아닌 범죄입니다
비 온다고 공용 정자 점령한 캠핑족, 단순 얌체짓 아닌 범죄입니다
경범죄처벌법상 과태료는 기본
정자 훼손 시 재물손괴죄로 형사 처벌까지 가능해

한 무리의 관광객들이 제주 공용 쉼터인 정자에 캠핑용 탁자와 의자 등을 펼치고 자리를 독차지한 모습. /온라인 커뮤니티
비가 온다는 이유로 공용 쉼터인 정자를 개인 캠핑장처럼 독차지한 관광객들의 모습이 공분을 사고 있다. 모두가 잠시 쉬어가야 할 공간을 점거한 이들의 행위는 단순한 눈살 찌푸릴 일이 아니라, 과태료는 물론 형사 처벌까지 이어질 수 있는 명백한 법규 위반이다.
사건은 지난 1일 제주 현사포구의 한 정자에서 발생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를 핑계로 여성분들이 캠핑 의자와 테이블을 들여와 신발도 벗지 않고 정자를 독차지했다"는 내용의 글과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중년 여성들은 정자 안에 캠핑용 탁자와 의자를 펼쳐놓고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문제는 해당 정자가 명백한 규칙을 고지한 공공시설이라는 점이다. 정자 옆 안내판에는 '화기 사용 조리, 대형 돗자리, 정자 내 음식물·주류 반입 및 야영 금지' 문구가 선명하게 적혀 있었다. '신발 벗고 올라가세요'라는 경고 문구 역시 붙어 있었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가벼운 과태료부터 무거운 형사 처벌까지⋯단계별 법적 책임
이들의 행위는 여러 법률에 저촉될 수 있다. 처벌은 행정상 제재부터 형사 처벌까지 다양하다.
우선 가장 가벼운 처벌은 경범죄처벌법 위반에 따른 과태료다.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함부로 출입이 금지된 곳에 들어가거나,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곳을 막무가내로 차지하는 행위는 경범죄처벌법 제3조(경범죄의 종류)에 따라 1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 형으로 처벌될 수 있다.
만약 이들의 행위로 정자 시설물이 손상됐다면, 책임은 훨씬 무거워진다. 형법상 재물손괴죄(제366조)가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발을 벗고 올라가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정자 마루를 오가며 흠집을 냈다면, 이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한 행위로 볼 수 있다. 재물손괴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중한 범죄다.
행정법규 위반에 따른 책임도 피할 수 없다. 공용 정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의 행정재산으로,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라 관리된다. 정해진 용도나 목적에 장애가 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이다. 제주특별자치도 관련 조례에 따라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원상복구 비용 등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별개'
형사 처벌과 별개로 민사상 책임도 져야 한다. 다른 이용자들의 정자 사용을 막은 행위는 그들의 이용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민법 제750조)에 해당한다. 만약 정자 마루가 훼손됐다면 원상복구 비용 등 손해배상 책임도 발생한다.
결국 비를 피하려던 안일한 생각이 과태료, 벌금, 손해배상이라는 '법적 책임 3종 세트'로 돌아올 수 있는 셈이다. 공공시설은 나만의 공간이 아닌, 모두가 함께 아끼고 사용해야 하는 소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