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에 문제 있다" 이근 대위 주장⋯변호사가 보기엔 "판결에 문제 없다"
"판결에 문제 있다" 이근 대위 주장⋯변호사가 보기엔 "판결에 문제 없다"
"성추행 처벌받았지만, 명백히 어떠한 추행도 하지 않았다"며 세 가지 근거 들어
판결문을 바탕으로 변호사들과 분석해봤더니⋯"믿기 어려운 주장"
그 이유를 이근 전 대위의 근거에 따라 정리해봤다

'가짜사나이’로 유명세를 탄 이근(36) 예비역 대위가 과거 성추행 전과에 대해 "처벌받은 적은 있지만, 명백히 어떠한 추행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변호사들과 이 주장을 분석해봤다. /유튜브 ’이근대위 ROKSEAL’ 캡처⋅로톡 DB⋅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유튜브 콘텐츠 '가짜사나이'에 출연해 화제가 된 이근(36) 예비역 대위. 그가 과거 성추행 전과에 대해 "처벌받은 적은 있지만, 명백히 어떠한 추행도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한 근거로는 "사건 당시 CC(폐쇄회로)TV에서 추행하지 않은 증거가 나왔었다"며 그런데도 "오직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단 하나의 증거가 됐다"고 했다.
로톡뉴스는 변호사들과 함께 그의 주장을 검증해 봤다.
판결문을 본 변호사들은 "(이 전 대위가) 믿기 어려운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 주장이 사실이라면, 재판에 넘겨지는 일 자체가 없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전 대위는 법적으로 성범죄 전과자다.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성추행(공중밀집장소에서의추행) 혐의로 벌금 200만원형이 확정됐다. 강남의 한 클럽에서 20대 피해자의 엉덩이를 움켜잡았다 그 자리에서 경찰에 임의동행됐다.
이후 이 사건은 확정되기까지 약 2년간 총 8번의 재판을 거쳤다. 이 전 대위는 1⋅2⋅3심 재판 내내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과는 유죄였다. 그럼에도 현재 "성추행 여부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한 이 전 대위는 13일 본인의 유튜브 채널에서 크게 세 가지 근거를 들었다.
① 당시 CCTV에서 추행하지 않았다는 증거가 나왔다. 물리적으로 (추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② 그런데도 오직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이 단 하나의 증거가 되어 (유죄) 판결이 이뤄졌다.
③ 증인 1인은 여성분(피해자)의 남자친구이며, 당시 직접 목격하지 못했으나 여성분의 반응을 통해 미루어 짐작했다고 증언했다.
변호사들과 하나씩 따져봤다. 사건진행내용과 판결문을 분석해 본 결과 "억울하다는 이 전 대위의 주장은 신빙성이 낮아 보인다"며 "법원이 무리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① CCTV에서 추행하지 않은 증거가 나왔다?
법무법인 시월의 류인규 변호사는 "'CCTV에서 추행하지 않은 증거가 나왔다'는 말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 전 대위의 말이 사실이라면 기소가 아예 안 됐을 것이라는 취지였다.
이 전 대위의 주장은 'CCTV가 이 전 대위의 클럽 입장부터 퇴장까지를 빠짐없이 녹화했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와 일체의 신체접촉도 없었다'는 뜻인데, 사실이라면 수사기관이 이 전 대위를 재판에 넘길 리가 없다는 분석이었다.
법무법인 에이치스의 김용태 변호사도 "이 전 대위의 주장대로 CCTV에서 신체접촉이 없었다는 사실이 명확히 드러났다면 기소조차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같은 의견을 밝혔다.
② 오직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만으로 유죄가 나왔다?
"오직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만으로 유죄가 나왔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법무법인 세창의 추선희 변호사는 "사실과 다르다"며 "사건이 대법원까지 올라가는 동안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 외에도 증인인 제3자(남자친구)의 진술, CCTV상 드러난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법률사무소 희승의 전희정 변호사의 의견도 비슷했다. "피해자의 진술,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증인의 증언, CCTV에 기록된 당시의 상황을 종합해 유죄 판단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설사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가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대법원 판례(2011도16413)는 "대법원은 피해자의 진술이 성범죄의 사실상 유일한 증거여도 유죄를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조건을 다음과 같이 열거했다.
❶그 진술의 진술성과 정확성에 거의 의심을 품을 만한 여지가 없어야 하고,
❷진술 자체의 합리성⋅일관성⋅객관적 상당성은 물론이며,
❸피해자의 성품 등 인격적 요소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추선희 변호사는 "설사 피해자의 진술만으로 유죄가 인정되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의 진술이 정확성에 의심을 품을 여지가 없고, 객관적이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률 자문

③피해자의 남자친구가 진술했으니, 유죄 근거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전 대위는 입장문에서 '증인'과 피해자의 관계를 문제삼았다. 구체적으로 "증인 한 명이 여성분(피해자)의 남자친구였다"며 "여성분의 반응을 통해 미루어 짐작했다"고 밝혔다. 증인이 피해자와 친분이 있었는데도, 해당 진술이 유죄의 근거가 된 점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법무법인(유)에이스의 옥민석 변호사는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법정에 출석해 진술했다면 그 진술은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며 "이 전 대위 측이 증명력이 낮다고 주장할 수는 있겠지만, 그건 법원이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추선희 변호사 역시 "법원은 증인이 피해자의 관계자라고 무조건 배척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증인의 진술이 다른 증거와 일치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재판부에서 증인의 진술을 배척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용태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피해자 남자친구의 증언은 당연히 증거능력이 인정된다"며 "진술 내용의 주요한 부분이 일관되고 모순되는 부분이 없는지 여부 등은 (법원이) 구체적으로 판단하게 된다"고 했다.
피해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의 증언이라 할지라도, 재판부는 이런 과정을 거쳐 증거로 삼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전희정 변호사도 "이 사건의 유일한 증인이며, 피해자의 진술과 일치하는 진술이었기 때문에 해당 증언의 내용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변호사 최진혁 법률사무소'의 최진혁 변호사 역시 "대법원에서 확정된 사건이므로, 범죄사실이 입증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