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수험표로 수험생 할인 받으면 '사기'입니다…수험표=단순 쿠폰 아닌 이유
남의 수험표로 수험생 할인 받으면 '사기'입니다…수험표=단순 쿠폰 아닌 이유
할인액만큼 이득 본 기망행위
공문서부정행사죄 혐의까지
사진 바꾸면 공문서위조 중범죄

롯데월드는 한 해 동안 고생한 수험생을 위한 특별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나고 유통가가 '수험생 모시기'에 한창이다. "수고했다"는 격려와 함께 수험표만 인증하면 외식, 쇼핑, 테마파크까지 파격적인 할인을 제공한다. 올해는 7년 만에 가장 많은 55만 명의 수험생이 몰린 만큼, 그 열기가 뜨겁다.
수험생 A군의 형도 이 혜택이 탐난다. 동생의 수험표를 슬쩍 빌려 1만 원짜리 메뉴를 공짜로 먹거나 5만 원이 넘는 테마파크 이용권을 2만 원에 끊을 생각이다. "가족인데 뭐 어때" 싶지만, 이 사소한 행동이 징역 10년까지 가능한 범죄가 될 수 있다.
1만 원 할인도 명백한 '사기죄'입니다
남의 수험표를 이용해 할인을 받는 행위는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사기죄(형법 제347조)는 "사람을 기망하여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할 때 성립한다. 남의 수험표를 이용하는 행위는 사기죄의 요건을 모두 갖췄다.
수험생이 아니면서 수험표를 제시하는 행위 자체가 매장 직원을 속이는 기망행위다. 판례는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행위"를 기망으로 폭넓게 인정한다.
할인 혜택 역시 명백한 재산상 이익이다. 한 판결은 "할인 혜택을 받은 이상 그 할인금액에 상당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봤다(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18고단2722 판결).
실제로 다른 사람의 국가유공자증을 부정 사용해 열차 요금을 할인받은 사람이 사기죄로 처벌받은 사례도 있다(창원지방법원 마산지원 2013고단902 판결). 수험표 할인도 이와 정확히 같은 구조다.
'공문서' 함부로 썼다간⋯ 더 큰 처벌
죄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공문서부정행사죄'(형법 제230조)도 함께 적용될 수 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표는 단순한 할인 쿠폰이 아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급하는 엄연한 공문서다. 공문서를 사용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 마치 자격이 있는 것처럼 행사하는 것 자체가 범죄다. 앞서 언급된 국가유공자증 부정사용 판례에서도, 법원은 사기죄와 공문서부정행사죄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사진 바꾸면 '공문서위조' 중범죄
만약 더 적극적으로 수험표 사진을 자신의 사진으로 바꿔 붙이는 등 변조를 가했다면, 죄는 훨씬 무거워진다.
이는 '공문서위조죄'(형법 제225조)라는 중범죄에 해당한다. 공문서인 수능 수험표의 사진을 바꾸는 행위는 공문서 위조에 해당한다. 각 범죄의 형량은 결코 가볍지 않다. 사기죄와 공문서위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공문서부정행사죄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다.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한 선의의 혜택을 악용했다가, 몇만 원의 할인과 맞바꿀 수 없는 전과 기록을 남기게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