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수 상표권을 빼앗긴다고요? "걱정 마세요.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펭수 상표권을 빼앗긴다고요? "걱정 마세요. 그럴 가능성은 없습니다"
일반인들이 EBS보다 먼저 '펭수 상표권' 접수
상표권 등록되면 독점 사용권 생기는데, EBS 어쩌냐는 팬들의 걱정
변호사들 "상표권 빼앗길 가능성은 사실상 0%"

일반인들이 EBS보다 먼저 펭수 상표권을 출원했다. 하지만 변호사는 법적 구제 수단이 있기 때문에 EBS가 상표권을 빼앗길 확률은 0%라고 말했다. /자이언트 펭TV 캡처
"우리 펭수 건드리지 마라. 펭수 이겨라. 펭수를 꼭 지켜주세요."
"EBS 담당자들 뭐 하는 겁니까, 눈 뜨고 코 베이게 생겼네!"
EBS 인기 캐릭터 펭수에게 위기가 닥쳤다. 최근 EBS와 관련이 없는 일반인들이 각각 펭수의 상표권을 출원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특허청의 상표권 출원 심사를 통과해 등록되면 해당 상표에 대한 권리를 독점한다. 펭수 캐릭터를 만든 EBS가 오히려 그 사람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벌써 팬들 사이에선 "앞으로 EBS에서 펭수를 못 보는 거냐"는 걱정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하지만 로톡뉴스가 취재해 본 결과 팬들은 안심해도 된다. EBS가 몇 가지 절차만 지킨다면 펭수 상표권을 뺏길 일은 없어 보인다.
①상표권이 뭐길래
상표란 자신의 상품과 타인의 상품을 식별하기 위해 사용하는 표장(標章)을 의미한다. 표장이란 쉽게 말해 '샤넬'이라는 명칭과 '로고 모양' 같은 브랜드 표시물 일체를 말한다. 펭수의 경우 '펭수의 겉모습(이미지)'과 '이름' 등이 상표다. 이런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해 등록되면 상표권이 인정된다.
상표권 등록이 중요한 이유는 '독점적' 사용권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표권 등록자는 10년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10년이 지나도 연장이 가능하다. 이를 어기면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
펭수처럼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브랜드의 경우 상표권 등록의 의미는 더 크다.
②펭수 상표권 출원 경쟁
상표권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특허청에 접수해야 한다. 특허청은 먼저 출원한 사람의 상표를 인정하는 '선(先)출원주의'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법무법인 로이의 주명호 변호사는 "선출원주의 때문에 유명해질 것 같은 상표는 관련 없는 사람도 많이 출원하고 있다"며 "일반인이 펭수에 대하여 선출원을 한 경우 등록만 된다면 상표권을 취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이후, A씨를 비롯한 5명이 펭수 상표권 출원을 위한 서류를 특허청에 제출했다. 이들은 각각 펭수의 명칭으로 문구와 완구류 등의 상품을 출원해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반면 EBS는 그보다 2개월 늦은 지난해 11월에서야 '펭수 명칭'에 대한 상표권을 등록했다.
다른 사람들이 먼저 상표권 출원을 접수했는데, 한발 늦은 EBS에 불리하지 않을까.
① 상표권 등록 예외 규정
사안을 검토한 주명호 변호사는 그렇지 않다고 분석했다. 주 변호사는 "상표법에는 상표권 등록에 관한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며 "이에 따르면 일반인의 펭수 상표권 등록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내다봤다.
상표법 제34조 제1항은 상표권 상표 등록을 받을 수 없는 상표에 대하여 21가지 유형을 규정하고 있다. 상표 등록을 받아주면 오⋅남용이 예상되는 경우들인데, 국가의 국기나 저명한 타인의 이름 등이 대표적이다.
21가지 유형에는 펭수가 혜택을 볼 수 있는 것도 있다. 주명호 변호사는 "펭수 상표는 같은 조항 9호에 규정된 '타인의 상품을 표시하는 것이라고 수요자들에게 널리 인식된 상표'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즉, 펭수는 EBS가 사용하는 상품으로 알려져 있어서 이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는 상표권으로 등록을 할 수 없다는 의미다.
주 변호사는 이어 "13호에 규정된 특정인의 상품 표시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으려 하는 등 부정한 목적으로 사용하는 상표에 해당할 여지가 높다"고 했다.
법률 자문

②EBS, 상표 등록 무효 심판 청구 등 가능
그럴 가능성은 작지만 특허청이 이러한 '예외 규정'에 펭수가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 어떻게 될까. 그래도 EBS에는 방법이 있다. 두 달 이내에 특허청에 이의 제기를 신청하면 된다.
이의 제기까지 불발된다면 '상표권 등록에 대한 무효 심판'을 청구하면 된다. 특허심판원이 심사한다. 전례에 비춰보면 특허심판원은 EBS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크다. 단 사건이 여기까지 오면 심사 기간 동안 EBS에서 펭수를 보는 데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주 변호사는 "어떤 이유에서든 일반인에게 '펭수'라는 상표권이 등록이 된다면 EBS가 '상표등록무효심판'을 청구하고, 특허심판원이 무효결정을 하는 동안에는 '펭수'를 볼 수 없게 되는 문제가 있다"며 "특허청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허청도 해당 논란에 대해 특허청 유튜브채널인 '4시!특허청입니다'에서 "상표에 대한 정당한 권리자라고 생각하면 출원이 됐을 때 특허청 심사관에게 정보 제공을 할 수 있고, 이의 신청과 무효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며 법적 구제 수단이 있음을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