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 확인하고 가져갈 때는 별생각 없었나요, 그거 절도죄인데
우산 확인하고 가져갈 때는 별생각 없었나요, 그거 절도죄인데
식당에서 다른 손님에게 우산 도둑맞아⋯경찰에 신고
손잡이에 각인 새긴 특별한 우산⋯CCTV에 우산 확인하는 모습 찍혀
변호사들 "알려진 정황으로 볼 때 절도 처벌 가능성 높아⋯벌금형 예상"

A씨는 식당에 갔다가 다른 손님 B씨에게 우산을 도둑맞았다. CCTV 영상에는 B씨가 A씨의 우산을 살펴보는 등 일부러 집어간 정황이 찍혀 있었다. A씨의 우산은 손잡이에 각인까지 새겨진 특별한 우산. 그런 우산을 가져간 B씨는 어떤 책임을 지게 될까.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비 오는 날 식당에서 우산을 도둑맞음."
"카페에서 내 우산 누가 가져감."
자주 접할 수 있는 내용의 글. 실제로 겪어본 사람도 많을 만한 사건. 흔하다면 흔한 이 '우산 도둑' 사연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뜨거운 응원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다른 손님에게 우산을 도둑맞은 A씨. 보통 '얼마 하지 않으니까', '찾기 번거로우니까' 등의 이유로 우산을 포기하지만 A씨는 달랐다. A씨는 우산을 가져간 다른 손님 B씨를 경찰에 신고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별생각 없이 남의 우산을 집어 갔을 손님 B씨. 그는 어떤 책임을 지게 될까?
A씨에 따르면, 도둑맞은 우산은 어머니와 관련된 의미 있는 물건이었다. 손잡이에는 A씨만을 위한 '각인'까지 새겼다. A씨에게는 소중한 물건이었다.
하지만 A씨가 '우산 도둑'을 신고할 수밖에 없었던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우산을 가져간 다른 손님 B씨의 행동 때문이었다. 식당 CC(폐쇄회로)TV에는 B씨가 우산꽂이에서 A씨의 우산을 꺼내 들어 돌려보고 내려놓는 장면이 담겼다. 그러다 잠시 뒤 B씨는 일행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우산을 다시금 집어 갔다.
이러한 행동에서 "고의로 가져갔다"고 확신한 A씨는 "우산 하나에 유난 떤다고 할 수 있지만, 반드시 잡아서 처벌을 받게 할 것"이라고 의지를 피력했다. 각인 때문에 명확히 구별이 가능한 우산을 B씨가 일부러 가져간 것이 괘씸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렇다면 남의 우산을 가져간 B씨는 실제로 처벌이 될까. A씨가 쓴 글을 바탕으로 사안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A씨 주장에 힘을 실었다.
경기남부법률사무소의 김정훈 변호사는 "CCTV 영상에서 B씨는 스스로 우산을 살펴본 뒤에 가져갔다"며 "실제 B씨의 우산과 A씨의 우산이 유사하지 않다면, 절도의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대부분 '몰랐다' '실수다'라며 고의가 없다는 주장을 할 것"이라면서도 '고의성'을 입증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봤다.
이어 "예를 들어 뺑소니 사건일 경우, 경찰은 차량 블랙박스 영상을 재생해 피의자가 (차량의) 충격 부위를 살피는지 확인해 고의 여부를 판단한다"며 "이번 사건도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B씨는 A씨의 우산을 살펴봤다. 이는 B씨가 해당 우산이 본인의 것인지 아닌지 확인했다고 판단될 수 있는 모습. A씨와 B씨의 우산이 흡사해 구분이 어려울 정도가 아닌 한, 절도죄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의견이었다.
법률 자문

유승 종합법률사무소의 신동희 변호사는 "우산에 새겨진 각인이 잘 보이는 형태였다면, B씨가 '자신의 우산과 비슷해 착각했다'는 식으로 항변해도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해당 각인은 A씨의 우산에만 있는 특징. B씨가 이 각인을 볼 수밖에 없었다면, 절도죄 혐의를 피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서울종합법무법인의 류제형 변호사도 "각인의 형태와 크기 등 외형을 쉽게 인식할 수 있는지 여부가 절도죄 성립에 있어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B씨의 절도죄가 인정될 경우, 처벌 수위는 어느 정도일까. 김정훈 변호사는 "처벌 수위는 절도 가액(값)에 따라 달라진다"며 "초범일 경우 즉결심판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있고, 검찰로 송치돼도 약식명령 벌금 30만원 정도로 예상한다"고 했다.
류제형 변호사도 "벌금형을 예상한다"며 "벌금형은 범죄경력조회서에도 2년 동안 기록된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