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대교 추락사고, 운전자 잘못이어도⋯변호사들 "서울시와 시공사 책임 50%"
성산대교 추락사고, 운전자 잘못이어도⋯변호사들 "서울시와 시공사 책임 50%"
성산대교 건너다 한강에 떨어진 사고 차량
보수공사 때문에 '인도 보호 난간' 없었던 사고 지점
변호사들 "시공사와 서울시, 공동으로 책임져야"

21일 서울 성산대교에서 난간을 뚫고 강으로 떨어진 SUV 차량이 인양돼 가양대교 북단 바지선 선착장 인근으로 옮겨져 있다. /연합뉴스
대낮 서울 한복판에서 한강 다리를 건너던 차량이 강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잘 달리던 차량이 갑자기 우측으로 돌진하면서 눈 깜짝 사이에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운전을 하던 40대 남성 한 명이 숨을 거뒀다.
아직까지 정확한 사고 원인은 나오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운전자 과실'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리를 관리하는 서울시 책임을 말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 하지만 비슷한 사건 경험이 많은 변호사들은 의견을 달리 했다. "서울시와 시공사가 공동으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며 "30~50% 정도의 책임이 인정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21일 낮 12시 30분쯤. 서울 성산대교 한가운데를 달리던 검정색 쏘렌토 차량이 갑자기 핸들을 우측으로 꺾었다. 다리 바깥의 난간은 허무하게 뚫렸고, SUV는 그대로 한강으로 추락했다. 사고 후 15분 뒤 운전자는 구조됐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
사고가 난 지점에는 하필이면 차도와 인도 사이의 난간이 하나 없었다. 교량 보수공사 때문에 시공사가 난간을 치워뒀기 때문이었다. 대신 주황색 물통이 임시로 세워져 있었다. 이 때문에 난간이 하나 더 있었다면 추락을 막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1일 서울 성산대교에서 한 SUV 차량이 난간을 들이받고 강 밑으로 떨어져 운전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KBS 캡처
정확한 사고 원인은 시신 부검과 차량 조사 등 추가 조사를 거쳐 확인될 예정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을 볼 때 법률사무소 다감의 문창현 변호사는 "운전자 유족 측이 시공사 등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한다면 법원이 받아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법인 신효의 오세정 변호사도 "시공사 측이 특별한 안전시설물 설치 없이 주황색 물통만을 세워두었다면 건설업자의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오 변호사는 "건설기술관리법에 따라 건설업자는 교통안전시설물을 설치하고, 교통사고를 예방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라고 했다. 이 법은 건설공사의 안전 확보 등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왼쪽부터) '법무법인 신효'의 오세정 변호사, '법률사무소 다감'의 문창현 변호사. /로톡DB
변호사들은 시공사 측의 책임 비율에 대해서도 "30~50%가 인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 변호사는 "서울시와 시공사가 공동피고가 될 것 같다"며 "사고 당시가 낮 시간대인 점과 운전자가 핸들을 갑자기 꺾은 점 등은 운전자에게 불리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피고 측에 30~50% 정도의 책임이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오 변호사 역시 "시공사 측의 책임비율은 50% 정도가 인정될 것 같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원래대로 현장의 난간이 하나 더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고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사정이 인정될 경우 시공사 측의 책임비율이 대폭 깎인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시공사 측에서 책임을 벗어나기는 어렵다는 취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