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다시하라" 결정에 태극기부대 환호했지만⋯오히려 박 전 대통령 형량 늘어날 수 있다
"재판 다시하라" 결정에 태극기부대 환호했지만⋯오히려 박 전 대통령 형량 늘어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 뇌물액 추가가 영향 미칠 듯

국정농단 상고심 재판 선고를 앞둔 29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 모인 시위대. /연합뉴스
국정농단 상고심 재판 선고를 앞둔 29일 오후, 교대역 5번 출구에 빽빽하게 운집한 무리는 태극기가 새겨진 모자를 쓰거나 깃발을 들고 있었다. 이들은 지나가는 시민을 향해 “이리 오라, 이리”, “태극기 집회는 4번 출구다, 이리 와야 된다카이”라며 손짓했다.
대법원 선고가 나오자 흰색 옷을 맞춰 입은 다른 무리가 일제히 환호하며 시위를 했다. “재판을 다시 하게 됐다”며 “박근혜 대통령 석방! 복권이다!” 등을 외쳤다.
하지만 대법원이 재판을 다시 하라며 사건을 원심에 돌려보낸 건 실체 판단을 다시 하라는 게 아니다. 죄목을 나눠서 선고했어야 했는데 묶어서 선고한 점이 잘못이라는 취지다. 통상 형을 한데 묶어 선고하는 것보다 분리해서 선고할 경우 형량은 늘어난다.
2심에서 박 전 대통령에게 선고된 형은 25년이다. 이는 법정형이 ‘5년 이하 징역’인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죄와 강요죄 및 ‘수뢰액 1억 이상의 경우 무기 또는 10년 이상 징역’으로 정하고 있는 뇌물수수죄 등의 형이 감안된 형량이다.
형법 제38조 제1항은 여러 개의 범죄에 대해 법원이 하나의 형을 선고하는 경우 지켜야 할 것들을 말하고 있다. 형량이 가장 무거운 범죄가 사형·무기징역·무기금고인 때에는 그 죄로 처벌하고, 징역형이라면 가장 무거운 형량에 1.5배를 해서 정하게 된다.
이에 더하여 재판부는 여러 사정을 참작해 판사가 재량으로 형을 감경할 수 있는데, 양형위원회가 정한 양형기준을 참조해 뇌물 액수 및 기타 고려할 사정에 따라 가중 혹은 감경을 할 수 있다. 이처럼 재판부의 종합적 고려 끝에 나온 박 전 대통령의 2심 형량이 25년이다.
박 전 대통령의 최종 형량이 어떻게 될지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제각각이지만 분리선고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채명성 한반도인권과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공동대표는 “다시 재판해서 형이 늘어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지만 거의 형의 최대치를 받은 만큼 여기서 몇 년이 더 상향된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특별수사관을 맡았던 정민영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지난 29일 한겨레 라이브에 출연하여 “박 전 대통령이 새로운 증거를 제출하지 않는 한 새로운 판단이 이뤄지진 않을 것”이라면서 “형량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정 변호사는 “2심에서 결론 낸 25년은 혐의마다 형량을 단순히 더 해서 낸 것이 아니라 실체적 사실관계에 따른 판단에 의해 종합적으로 내린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사 엄상익 법률사무소의 엄상익 변호사는 “뇌물죄로 연결되어 있는 이재용 삼성 부회장의 뇌물액이 추가로 인정되었기 때문에 그로 인해 박 전 대통령의 형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재판은 총 세 개가 진행됐다. 총선개입 건은 징역 2년이 확정됐고, 국정원 특활비 상고심을 남겨두고 있으며, 국정농단 재판은 다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국정원 특활비에 대해서는 2심에서 징역 5년, 벌금 27억을 선고 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