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 빼달라" 신신당부했는데…짜장면 속 새우 두 조각이 앗아간 통역사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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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 빼달라" 신신당부했는데…짜장면 속 새우 두 조각이 앗아간 통역사의 목소리

2026. 08. 18 14:50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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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각류 알레르기 고지했음에도 새우 넣은 중식당

약 6780만 원 배상 철퇴

손님 과실도 40% 인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으니, 짜장면에 새우는 절대 넣지 말아 주세요."


손님의 간곡한 요청을 가볍게 여긴 중식당 종업원의 부주의는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


평범한 점심 식사로 주문했던 옛날 짜장 한 그릇. 그 속에 숨어있던 손톱 크기의 새우 두 조각은 전문 통역사로 일하던 20대 여성에게 치명적인 음성 장해를 남겼다.


알레르기 고지를 무시한 식당 측의 뼈아픈 실수와, 첫 번째 새우를 발견하고도 식사를 멈추지 않았던 손님의 안일한 대처가 빚어낸 이 비극적인 사건에 대해 법원은 어떻게 판결했을까.


"새우 빼달라" 요청에도 등장한 새우


2013년 9월, 28세의 통역사 A씨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한 중화요리 식당을 찾았다. 평소 심각한 갑각류 알레르기를 앓고 있던 A씨는 종업원에게 옛날 짜장을 주문하며 "새우는 빼달라"고 명확히 고지했다.


하지만 잠시 후 나온 짜장면을 먹던 A씨는 입안에서 이물감을 느꼈다. 손톱 크기 정도의 새우살이었다. 놀란 A씨는 새우살을 뱉어냈다.


여기까지는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A씨는 식사를 중단하지 않고 짜장면을 계속 먹었고, 곧이어 비슷한 크기의 새우살을 또다시 씹게 되었다.


그 직후 알레르기 반응이 시작됐다. 목이 심하게 붓고 호흡 곤란이 찾아왔다. 응급실로 실려 가 목숨은 건졌지만, 치명적인 후유증이 남았다.


성대와 음성 기능이 심각하게 손상되어 아주 작은 소리로 쉰 목소리밖에 낼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전화 통화조차 불가능해진 A씨는 입사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통역사 업무를 그만둬야 했다.


법원, 식당 측 배상 책임 인정


A씨는 식당 주인 B씨를 상대로 1억 원대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수원지방법원, 재판장 이정권)는 식당 측의 민법상 불법행위 책임을 명확히 인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식당 측의 과실을 다음과 같이 매섭게 지적했다.


> "원고가 피고의 종업원에게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음을 고지하였으므로, 피고 및 그 피용자인 종업원으로서는 이 사건 음식에 새우 등 갑각류가 들어가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여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원고에게 새우가 섞여 들어간 이 사건 음식을 제공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A씨가 주장한 제조물 책임법에 따른 손해배상은 기각되었다.


새우가 섞인 짜장면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는 위험할지라도, 일반적인 사람들에게까지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전성을 결여한 결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손님 과실 40% 잡힌 이유


그렇다면 A씨는 청구한 1억 원을 모두 배상받았을까? 재판부가 최종적으로 인정한 식당 측의 책임 비율은 60%였다. A씨 본인에게도 40%의 과실이 있다고 본 것이다.


식당 측의 잘못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손님에게 40%라는 적지 않은 책임을 물은 이유는 무엇일까. 재판부는 A씨가 새우를 뱉고도 계속 식사를 한 행동에 주목했다.


> "원고는 당시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음을 스스로 알고 있었고, 처음 이 사건 음식에 새우가 들어있다는 점을 발견하고도 계속하여 이 사건 음식을 먹었으며, 그로 인하여 새우가 섞인(또는 새우의 즙 등이 우러나온) 짜장면이 원고의 목과 식도를 통과하면서 알레르기 증상이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알레르기의 치명성을 누구보다 잘 아는 본인이 첫 번째 새우를 발견했을 때 즉시 식사를 중단하고 항의했어야 함에도, 식사를 강행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었다.


식당 측의 항소, 2심 법원 기각


식당 주인 B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심(서울고등법원 제19민사부, 재판장 고의영)에서 식당 측은 "A씨가 2017년경 새우가 들어간 만두를 먹고 입원한 적이 있으니, 현재의 증상은 짜장면 때문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했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이 사건 증상은 이 사건 사고 발생일부터 변론종결일까지도 지속되고 있고, 새우 만두를 섭취한 이후 특별히 더 악화되었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며 식당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항소심에서는 시간 경과에 따른 향후 치료비 현가 계산만 일부 조정되었을 뿐, 1심의 책임 비율 60%와 위자료 2,000만 원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결국 법원은 노동능력 15% 상실에 따른 일실수입과 치료비, 위자료를 더해 식당 측이 A씨에게 총 6,787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하며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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