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 시집갈 수 있는데⋯" 한 마디에, 친어머니 때려죽인 세 자매의 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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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시집갈 수 있는데⋯" 한 마디에, 친어머니 때려죽인 세 자매의 변명

2020. 11. 20 19:37 작성2020. 11. 20 19:38 수정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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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몽둥이로 3시간 동안 어머니 폭행한 세 자매⋯ 결국 친모는 숨 거둬

"때리라고 해서 때렸다" 책임 미뤄⋯재판에서 이런 주장은 과연 통할까

"정치인, 재벌가 등과 연결해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해줄 수 있다"며 "그런데 모친이 기를 꺾고 있으니 혼내줘야겠다"는 말을 들은 세 자매. 결국 끔찍한 선택을 했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7월 야심한 시각, 경기도 안양시의 한 카페. 세 사람이 나무 몽둥이로 한 사람을 마구 내리쳤다. 무려 3시간 동안 구타가 이어졌고, 피해자는 결국 숨을 거뒀다. 사건 자체도 끔찍했지만 모두를 경악하게 한 건 이들의 관계였다.


피해자는 가해자들의 '친어머니'였다.


"정치인이나 재벌가에 시집갈 수 있는데 엄마가 이를 막고 있다"

실제 가해자 3명은 30~40대의 자매(A⋅B⋅C씨)였다. 세 자매는 함께 운영한 카페에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이유는 어째서였을까. 이들의 배후엔 어머니의 30년 지기인 D씨가 있었다. 수년간 세 자매를 금전적으로 지원해준 D씨가 범행 직전 이들에게 "정치인, 재벌가 등과 연결해 좋은 배우자를 만나게 해줄 수 있다"며 "그런데 모친이 기를 꺾고 있으니 혼내줘야겠다"고 했다.


범행을 교사(敎唆⋅범행을 지시하거나 사주)한 것이다.


20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세 자매에게는 '존속상해치사' 혐의가, 구속 영장이 기각된 D씨에게는 '존속상해교사' 혐의가 적용됐다. 세 자매가 범행 후 119에 신고한 점 등이 고려되면서 '살인' 등의 혐의는 빠졌지만, 그래도 중죄(重罪)다. 이들의 형량을 변호사들과 분석해 봤다.


"때리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세 자매⋯ 법정에서 책임 덜어낼 수 없는 이유

D씨의 말 한마디에 친모를 숨지게 한 세 자매. 그럴 수 있었던 건 이들(D씨와 세 자매)이 지시⋅복종 관계에 있었기 때문이라고 검찰은 판단했다. 실제 세 자매는 "D씨가 때리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취지의 변명이 세 자매의 책임을 덜어줄까.


변호사들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 자매가 성인이고(①), 본인들의 욕심 때문에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②)는 이유에서였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세 자매 모두가 성인이었다는 점(①)에서 특별히 사리 분별력이 떨어졌다는 사정이 없는 한 감경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법률 자문
'법무법인 시월'의 류인규 변호사, 'JY 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 '법무법인(유) 에이스'의 옥민석 변호사. /로톡 DB


법무법인 시월의 류인규 변호사도 "(좋은 배우자를 만나려고 했다는 등) 결국 자신들의 욕심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특별히 참작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②) "고 밝혔고, JY 법률사무소의 이재용 변호사 역시 "오히려 반성의 기미가 적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법무법인(유) 에이스의 옥민석 변호사는 "주장할 여지는 있어 보인다"며 "D씨의 지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범행에 가담했거나, 또는 소극적으로 가담했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라고 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정한 형법상 '존속상해치사죄(제259조 제2항)'의 형량 범위는 '4년에서 8년'이다. 피해자가 존속(어머니 등)이라는 점에서 가중 처벌된 범위다.


변호사들, 때리라고 지시한 사람도 처벌 낮지 않을 것

변호사들은 "범행을 지시한 D씨의 처벌도 세 자매만큼 무거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당 범행을 직접 저지른 건 아니지만, (존속상해죄와) 똑같은 처벌을 받는 '교사범'이기 때문이다.


비슷한 상황에 처한 많은 피고인들이 이를 피하기 위해 "지시한 게 아니다"라며 단순 '방조(幇助)' 혐의 적용을 주장하고, 검찰도 사건 현장에 없었던 피고인에게 '교사'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망설인다. 자칫 '무리한 기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D씨의 경우 그렇게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수사를 맡은 검찰이 실제 '교사' 혐의로 기소했고(①), D씨가 이미 자백한 것으로 보인다(②)는 이유에서였다.


익명의 변호사는 "검찰이 해당 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볼 때 D씨의 교사 행위가 상당히 영향력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①)"고 밝혔다. 옥민석 변호사도 "상해를 지시하는 카카오톡 메시지 등의 물적 증거, 가해자들의 관계와 세 자매의 진술에 의해 교사 혐의가 인정될 수 있다"고 했다.


이재용 변호사는 "D씨가 이미 교사 행위에 대해 인정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②)"며 "법원에서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볼 때 그렇다"고 밝혔고, 류인규 변호사도 "법원에서 영장을 기각한 것으로 볼 때 D씨가 범행을 자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즉, 검찰이 기소한 형법상 '존속상해교사(제257조 제2항)' 혐의가 재판 결과 인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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