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깅스 불법촬영 무죄' 오원찬 판사, 다른 불법촬영 또 무죄 줬다가 대법원에 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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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깅스 불법촬영 무죄' 오원찬 판사, 다른 불법촬영 또 무죄 줬다가 대법원에 혼났다

2020. 03. 02 12:16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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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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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든 여성의 나체 사진 몰래 찍어 보낸 60대 남성

1심 재판부 '유죄' 판결을 '무죄'로 뒤집은 2심 재판부, 그 재판부 꾸짖은 대법원

현직 부장 판사 "'꾸짖는다'는 표현이 정확했던 판결"

대법원이 여성을 불법촬영한 혐의를 받는 남성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린 2심에 대해 "잘못된 판결"이라며 지적하며 다시 재판하라고 돌려보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술에 취해 잠든 여성의 벗은 몸을 촬영하고 이후 그 사진을 여성에게 전송한 60대 남성 A씨. 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대법원은 이를 유죄 취지로 깨고 "다시 재판하라"며 사건을 돌려보냈다.


사건을 심리한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원심(2심)은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가능성만으로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잘못 판결했다"고 지적했다. 강한 어조로 2심 재판부의 핵심 판단 근거를 깨면서 꾸짖기까지 한 셈이다.


해당 2심 재판부는 지난해 말 레깅스를 입은 여성을 불법 촬영한 남성에게 무죄를 선고해서 논란이 됐던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부(재판장 오원찬 부장판사)다. 당시에도 1심 재판부가 "레깅스 입은 여성을 동의 없이 찍은 건 유죄"라고 했지만 2심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 부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뒤집었었다.


술 취한 여성의 나체 사진 몰래 찍은 남성

A씨는 경기도의 한 유흥업소에서 주인 B씨를 만나 친분을 맺었다. 주인 B씨는 단골손님 A씨에게 외상으로 술값을 처리해주기도 했다.


지난 2017년 4월 A씨는 "그 간 외상 술값을 갚겠다"며 B씨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다. 그곳에서 B씨는 술에 취해 잠들었다. 그러자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 카메라로 B씨 나체 사진을 찍었다.


A씨는 5일 뒤에 B씨에게 B씨의 나체 사진 2장을 보냈다. B씨는 "그걸 왜 찍었느냐"며 항의했다. 이에 A씨는 "동의하지 않았느냐"는 메시지를 보냈지만, B씨는 A씨를 고소했다. 성폭력 처벌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촬영) 위반 혐의였다.


1심 재판부 "불법 촬영 유죄⋯징역 6월⋅집행유예 2년"

재판의 쟁점은 '피해자 B씨가 사진 촬영에 동의했는가'로 모였다. A씨 혐의인 '카메라 등 이용촬영죄'는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피해자의 신체를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경우"에 처벌하기 때문이다.


1심은 유죄를 선고했다. 그 근거로 "피해자가 잠들어 있어 촬영에 동의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고, 사진을 처음 받은 피해자가 '그걸 왜 찍어'라고 답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문제 된 2심 재판부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불법 촬영 무죄"

하지만 2심을 맡은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부(재판장 오원찬)는 사건을 무죄로 뒤집었다. 재판부는 "(A씨 범죄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 근거로 'A씨가 스스로 사진을 전송한 점'을 제시했다.


"동의를 받지 않은 촬영이었다면 사진을 B씨에게 보여줬을 때 형사책임을 질 가능성도 있는데도 자연스럽게 사진을 전송했다"는 것이었다.


오원찬 부장판사가 이끄는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부는 지난해 소위 '레깅스 불법 촬영 사건'에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다. 이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하며 판결문에 피해자들의 사진을 실어 또 한 번 논란이 됐다.


대법원, "2심 재판 합리적인 근거 없다" 잘못된 판결 지적

하지만 대법원은 2심 판결이 "잘못됐다"며 바로잡았다.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원심(2심)은 합리적인 근거가 없는 가능성만으로 A씨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해 잘못 판결했다"고 밝혔다.


2심의 재판을 '합리적 근거가 없다'고 평가한 것이다. 2심 재판부로서는 굴욕적일 수밖에 없다.


대법원은 "사건 이후 두 사람이 나눈 메시지에 따르면 피해자 B씨가 촬영 당하는 상황을 몰랐던 것은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B씨가 술에 만취해 판단능력이나 대처능력이 부족한 상태인 걸 알고 있었고, 사진 촬영이 B씨의 진정한 의사에 반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는 인식했다고 봄이 옳다"고 판시했다.


이 재판은 2심을 심리한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부가 다시 재판한다.


한 판사는 "자신이 '무죄'로 판단한 판결을 대법원의 '유죄' 취지대로 다시 재판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2심 재판부로서는 굴욕적일 상황을 맞았다"고 말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언론에서 '재판부는 꾸짖었다'는 표현을 남용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 판결만큼은 '꾸짖었다'고 한 표현은 정확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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