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모르는 돈 100만원이 들어왔네" 돌려주려 연락하지 마세요, 신종 사기입니다
"어? 모르는 돈 100만원이 들어왔네" 돌려주려 연락하지 마세요, 신종 사기입니다
"잘못 보냈으니 연락 좀" 메시지 받고 연락했다간 '통장묶기' 인질
은행에 '착오송금' 신고하고 돈은 그대로 둬야

갑자기 100만 원이 입금되고 “잘못 보냈다”는 1원짜리 메시지가 이어지는 모습. /X 캡처
금요일 밤,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 100만 원이 입금됐다. 이어서 1원씩 입금되며 메모란에 메시지가 찍힌다. "잘못 보냈어요", "연락 주세요", "안 주면 신고합니다". 아마도 당황해서 돈을 돌려주려 송금자에게 전화를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순간, 사기꾼이 쳐놓은 덫에 걸려들 수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 중인 이른바 '통장묶기' 사기 수법이다. 선의를 베풀려다 범죄 계좌로 몰려 모든 금융 거래가 마비될 수 있는 이 신종 사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선의를 악용한 함정, '통장묶기'의 실체
수법은 교묘하다. 사기범은 일부러 피해자의 계좌에 돈을 입금한 뒤, 은행에 "보이스피싱을 당해 속아서 돈을 보냈다"고 허위 신고한다.
이때 악용되는 것이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이다. 이 법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 사기에 이용된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를 즉시 지급 정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은행은 신고가 들어오면 범죄 연관성을 따지기 전에 일단 계좌부터 묶어야 한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계좌가 묶이면 해당 계좌뿐만 아니라 피해자 명의의 다른 모든 은행 계좌의 비대면 거래까지 막힌다. 갑자기 신용불량자나 다름없는 처지가 되는 셈이다. 이때 사기범이 본색을 드러낸다. "돈을 주면 신고를 취하해 주겠다"며 합의금을 요구하는 것이다.
"돈 돌려주겠다" 직접 연락?… 절대 금물!
이런 상황에 닥치면 당황한 나머지 송금자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돈을 돌려주려 하기 쉽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절대 직접 연락하지 말라"고 경고한다. 연락하는 순간 사기범에게 내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가 노출돼 추가 협박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직원이 "송금자 연락처를 줄 테니 직접 해결하라"고 권유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거절해야 한다. 반드시 "나는 모르는 돈이니 은행이 알아서 반환 처리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정석이다.
잘못 들어온 돈, 쓰면 횡령죄… 그대로 둬야 산다
계좌에 들어온 돈은 절대 손대지 말고 그대로 둬야 한다. 아무리 내 통장에 들어온 돈이라도 법적 원인 없이 들어온 돈을 함부로 쓰면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기범이 보낸 1원 단위의 소액이라도 마찬가지다. 단돈 1원이라도 은행을 통해 반환 절차를 밟는 것이 안전하다.
이미 묶였다면?… '이의제기'로 정면 돌파
만약 이미 계좌가 묶였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범죄와 무관함을 소명해 지급 정지를 풀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만만치 않다. 통상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기도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이의제기 신청이다.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제7조에 따라 계좌 명의인은 지급정지일로부터 2개월 이내에 은행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해당 계좌가 사기 이용 계좌가 아니라는 사실 ▲피해금 편취 목적이 아니었다는 사실 등을 객관적 자료(거래 내역, 메시지 캡처 등)로 소명해야 한다.
경찰 신고도 필수다. 사기범을 공갈죄, 사기죄, 무고죄 등으로 고소하고 사건사고 사실확인원을 발급받아 은행에 제출하면 소명에 도움이 된다. 모르는 돈이 입금됐다면 공돈이나 실수로 여기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