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출동만 제대로 했으면 안 죽었다" 책임 미룬 '막대기 살인사건' 가해자 측
"경찰이 출동만 제대로 했으면 안 죽었다" 책임 미룬 '막대기 살인사건' 가해자 측
'막대기 살인' 첫 재판⋯스포츠센터 대표, 마스크⋅페이스 쉴드⋅방호복 입고 등장
변호인 측 "경찰이 초동 조치 잘 했으면 피해자 안 죽었다"
유가족 측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실 만들려는 것으로 보여"

10일 서울서부지법에서는 70cm 막대기로 직원의 신체 부위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스포츠센터 대표의 첫 재판이 열렸다. /게티이미지코리아·연합뉴스TV캡처·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얼굴 까!"
10일 오후, 서울서부지법 304호 법정. 70cm 막대기로 직원의 신체 부위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스포츠센터 대표의 첫 재판이 열렸다. 재판이 시작하자 피해자의 유가족은 피고인 A씨를 보며 오열하는 등 분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마스크와 비닐 방호복, 페이스 실드 등을 착용한 상태로 법정에 들어왔다.
이날 재판에서 A씨 측은 다음과같이 주장했다.
"행위 자체는 인정하지만, 사망이라는 결과에 대한 인과관계를 부정한다."
"경찰의 초동 조치가 완전 잘못됐다. 당시 신속하게 구호 조치가 이뤄졌다면, 피해자는 사망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이날 서울서부지법 형사 합의12부(재판장 안동범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A(40)씨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A씨는 지난해 12월, 피해자와 술을 마시다 수십 회 폭행하고 플라스틱 막대기로 피해자의 항문을 찔러 직장·간·심장 등 장기를 파열시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직접 차를 운전해 귀가하겠다'는 피해자의 말에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에서 A씨 측은 CC(폐쇄회로)TV에 기록된 본인의 가혹 행위 자체는 모두 인정했다. 다만 피해자가 사망하게 된 결정적 원인은 '경찰'과 '119'에 있다고 주장했다. 스스로 경찰에 신고했으나 경찰이 엉뚱한 장소를 찾아가 시간이 지체됐고, 출동한 경찰이 하반신이 벗겨진 피해자를 보고도 방치했다고 하면서다. 또한, 119 역시 제때 출동하지 못하면서 피해자가 사망했다고도 주장했다.
A씨의 행위만으로 피해자가 사망한 것이 아니기에, 이를 재판에서 판단해달라는 취지였다. 그러면서 A씨 측은 이를 입증하기 위해 당시 출동한 경찰관들을 대거 증인으로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동시에 전문가의 감정을 통해 119가 제때 출동했다면, 피해자가 생존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피해자의 부모 등 유가족은 이날 재판을 처음부터 끝까지 방청했다. 피해자의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는 한편, 퇴정하는 A씨를 향해 욕설 섞인 고성을 질러 경위에게 제지당하기도 했다.
재판이 끝난 뒤 피해자의 아버지는 취재진 앞에서 "A씨가 경찰 탓을 하면서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실을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분노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7일 오후 2시 30분에 열린다. 사건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2명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