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시경의 '처벌 불원'이 법보다 셌다…매니저 횡령 사건, 결국 '불송치' 엔딩
성시경의 '처벌 불원'이 법보다 셌다…매니저 횡령 사건, 결국 '불송치' 엔딩
횡령죄는 '반의사불벌죄' 아닌데 왜?
경찰, "증거 확보 어려워" 불송치 결정
피해자 비협조 땐 사실상 수사 불가능

성시경 매니저의 업무상 횡령 의혹이 피해자 측의 처벌 불원으로 불송치됐다. /연합뉴스
가수 성시경이 오랜 기간 함께해온 매니저 A씨에게 거액의 횡령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A씨는 법의 심판을 피하게 됐다. 성시경 측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12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매니저 A씨의 업무상 횡령 혐의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내리고 수사를 종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성시경의 암표 단속을 명목으로 VIP 티켓을 빼돌려 부인 명의 통장으로 수익을 챙기는 등 금전적 피해를 입힌 혐의를 받았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횡령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다. 그런데 왜 성시경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이유로 수사가 종결된 것일까?
경찰의 불송치 논리는
법적으로 횡령죄는 원칙적으로 '비친고죄'다. 즉, 피해자의 고소가 없어도,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수사기관이 인지하면 수사하고 처벌할 수 있는 범죄다. 다만, 가해자와 피해자가 친족 관계일 때만 예외적으로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친고죄'가 된다.
성시경과 매니저 A씨는 친족 관계가 아닌 고용 관계이므로, 원칙적으로는 성시경의 의사와 상관없이 검찰 기소가 가능하다.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 측에서 처벌을 불원하며 더 이상 수사가 진행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점을 불송치 결정의 주된 이유로 들었다. 이는 법리적인 이유보다는 수사의 현실적 한계 때문이다.
횡령죄를 입증하려면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지위 ▲보관 중인 재물의 횡령 또는 반환 거부 ▲불법영득의사 등을 증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피해자인 성시경이나 소속사의 진술, 회계장부, 계약서, 통장 거래 내역 등의 핵심 증거가 필수적이다.
그런데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며 입을 닫고 자료 제출을 거부하면,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혐의를 입증할 증거를 확보할 길이 막막해진다. 결국 경찰은 "A씨의 혐의를 단정할 수 없어 계속 수사해도 불송치 결정이 명백하다"며 수사를 접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제3자 고발의 한계… "피해자가 침묵하면 정의 실현 어려워"
이번 사건은 성시경 본인이 아닌 제3자가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고발인은 "대중문화예술산업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위해 엄정한 조치가 필요하다"며 수사를 촉구했지만, 피해 당사자의 침묵 앞에 수사는 힘을 잃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제3자 고발의 한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지적한다. 횡령과 같은 재산 범죄는 피해자의 협조 없이는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했다"는 성시경의 토로 뒤에 숨겨진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