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단속에서 경찰이 채혈 거부권 안 알려줬다면 그 혈액 증거 무효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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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단속에서 경찰이 채혈 거부권 안 알려줬다면 그 혈액 증거 무효가 될까?

2026. 08. 30 14:05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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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측정 거부는 처벌, 채혈은 동의 필요

음주운전 단속 중 채혈 거부권을 명확히 고지받지 않은 채 제출한 혈액검사 결과는 위법수집증거로 배제될 수 있다. /셔터스톡

음주 단속을 받다가 경찰 요청에 따라 채혈에 응했는데, 나중에 그 혈액 검사 결과가 증거로 쓰일 수 없다는 판단이 나올 수 있다면 어떨까.


혈액채취는 운전자의 자발적 동의를 전제로 하는 절차인 만큼, 동의를 받는 방식이 적법했는지가 처벌 여부를 가르는 변수가 될 수 있다.


무슨 일이 있었나


2022년 2월 대전에서 음주운전 혐의로 단속된 A씨는 30~40분간 호흡측정에 응했으나 측정값이 나오지 않았다.


경찰은 채혈을 제안하면서 '호흡측정이나 채혈 중 하나는 해야 한다'는 취지로 설명했고, A씨는 동의서에 서명해 혈액을 제출했다. 채혈 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129%가 나왔다.


그러나 경찰은 채혈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는 점을 별도로 고지하지 않았다.


1심은 위법수집증거로 보아 무죄를 선고했고, 2심은 증거능력을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형사소송법상 원칙 위반을 이유로 사건을 돌려보냈고, 파기환송심은 다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 7월 9일 재상고심에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법적으로 왜 문제가 되나


이 사건의 핵심은 혈중알코올농도 수치가 아니라 그 수치를 얻는 과정이 적법했느냐다.


도로교통법은 음주 단속 과정에서 경찰이 운전자에게 호흡측정을 요구할 수 있고, 운전자는 이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한다.


호흡측정을 거부하면 그 자체로 처벌 대상이 된다. 반면 혈액채취는 성격이 다르다. 호흡측정과 달리 채혈은 신체에 직접 개입하는 절차여서 운전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동의 없이 채취한 혈액은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로 보아 재판에서 사용할 수 없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단순히 동의서에 서명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경찰이 '채혈도 해야 한다'는 인식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했다면, 그 상황에서 이루어진 서명은 자발적 동의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채혈을 아예 거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려야 비로소 유효한 동의가 성립한다고 본 것이다.


처벌 수위는 어떻게 정해지나


음주운전에 적용되는 도로교통법상 법정형은 혈중알코올농도 구간에 따라 나뉜다.


0.03% 이상 0.08% 미만은 벌금 500만원 이하 또는 징역 1년 이하, 0.08% 이상 0.2% 미만은 벌금 500만원 이상 1,000만원 이하 또는 징역 1년 이상 2년 이하, 0.2% 이상은 징역 2년 이상 5년 이하 또는 벌금 1,0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가 적용될 수 있다.


2회 이상 위반이거나 음주측정 거부의 경우엔 가중 처벌 규정이 따로 있다.


이번 사건처럼 혈중알코올농도 수치 자체가 높더라도, 그 수치를 증명하는 증거가 위법수집 증거로 배제되면 공소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단속 현장에서 채혈을 요청받았을 때 거부권 고지를 받았는지, 동의서 서명 전에 충분한 설명이 있었는지가 이후 재판에서 쟁점이 될 수 있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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