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운전했지만 '무죄'…법원 "경찰이 음주측정 절차 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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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취 상태로 운전했지만 '무죄'…법원 "경찰이 음주측정 절차 어겨"

2022. 05. 11 19:34 작성
박성빈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b.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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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에선 벌금형 선고됐지만 2심에선 무죄

2심, 위법수집증거배제의 원칙에 따라 무죄 선고

법원 "음주 운전자 집에 동의 없이 들어가 음주측정한 건 위법한 수색"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은 운전자에게 2심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음주측정 결과 등 객관적인 증거가 있었는데도 어째서 무죄가 선고됐을까.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2020년 8월, 대구. 새벽 4시가 넘은 야심한 시각이었다. 만취한 A씨가 직접 오토바이를 몰아 집으로 돌아왔다. 때마침 이를 목격한 시민은 "A씨가 음주운전을 하는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A씨의 집을 찾아가 음주측정을 진행했다. 측정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0.148%. 면허취소 기준치(0.08%)의 2배에 가까운 수치였다.


결국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그런데 1심에선 유죄였지만, 2심에선 돌연 A씨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음주측정 결과 등 객관적인 증거가 있었는데도, 어째서 무죄가 선고됐을까.


위법수집증거배제의 원칙…"수색 방법 위법했다"

해당 음주측정 결과가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는 이유에서였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을 법칙으로 삼고 있다(제380조의2). 증거가 법정에서 유효하려면, '위법하게 수집하지 않은 증거'여야 한다. 법원은 이런 원칙에 따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 결과에 따르면 당시 출동한 경찰은 A씨의 집 앞에서 그를 불렀다. 반응이 없고, 현관문 등이 열려있자 경찰은 A씨의 방까지 들어가 그를 깨웠다. A씨는 경찰의 출입에 대해 동의하지 않았지만, 이후 경찰은 음주측정을 진행했다. 경찰은 변호사 선임 권리 등을 일컫는 미란다 원칙도 고지하지 않았다.


2심은 경찰의 위와 같은 음주측정 과정이 위법하다고 봤다. 2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대구지법 제3-2 형사항소부(재판장 정석원 부장판사)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던 원심(1심) 판결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1일 밝혔다.


정 부장판사는 '경찰이 A씨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집에 들어온 점'을 지적했다. "경찰관이라도 거주자(A씨)의 동의 없이 함부로 타인의 집에 들어갈 순 없다"며 "당시 술에 취한 피고인(A씨)이 경찰관이 방에 들어오는 것을 묵시적 또는 추상적으로 승낙했다고 볼 수 없어 수색 방법이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경찰이 A씨의 방에 들어간 행위를 정당화할 사유가 없는 상태에서 작성된 음주운전 단속결과 등은 위법한 수색 절차에서 생긴 것이므로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또한 "미란다 원칙 등을 고지한 증거도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경찰이 A씨의 집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강제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A씨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며 위법한 수색 절차가 아니라고 봤지만, 이번 2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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