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제개편안 재검토에 서울 아파트 혼선…정책 번복 손실 구제 가능할까?
세제개편안 재검토에 서울 아파트 혼선…정책 번복 손실 구제 가능할까?
종부세 개편 추진 속 매매 매물 늘고 전·월세 감소

부동산 중개업소 /연합뉴스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 추진 이후 서울 주택시장에서 매매 매물은 늘어난 반면 전·월세 물량은 줄어드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당정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공제 축소 방안의 보완책 검토에 착수하면서, 이미 집을 팔았거나 실거주 이주를 준비하던 집주인들 사이에서 극심한 혼선이 야기되는 모양새다.
비거주 1주택자 공제 축소에 실수요자 강력 반발
발단은 이달 초 공개된 ‘2026년 세제개편안’이었다.
정부는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실거주자의 경우 기존 12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올리는 대신, 비거주자는 9억 원으로 인하하는 안을 제시했다.
실거주 목적이 아닌 보유 주택에 세 부담을 늘려 주택 보유 유인을 낮추겠다는 취지였으나, 직장 이전·자녀 교육·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거주하지 못하는 실수요자들의 강한 반발을 샀다.
강남·한강변 매매 물량 폭증… 임대차 시장은 물량 가뭄
세금 인상 우려가 커지자 고가 아파트가 집중된 지역을 중심으로 매매 물량이 쏟아졌다. 부동산 실거래가 플랫폼에 따르면 26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 매물은 개편안 발표 시점(8월 3일) 대비 11%(6,704건) 늘었다.
특히 마포구(15%↑)를 비롯해 송파구(14.8%↑), 강남구·서초구(각각 14.4%↑) 등 한강변과 강남권의 매물 증가가 눈에 띄었다.
강남 3구에 쌓인 매물만 2만 5,412건에 달한다. 반면 도봉구(1.2%↓), 중랑구(1.7%↓) 등 일부 외곽 지역은 매물이 도리어 줄거나 상승폭이 약했다(금천구 1.5%↑, 관악구 3.4%↑).
반대로 임대차 시장은 물량 부족 현상이 심화됐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3만 7,671건으로 1.6% 감소했다.
동대문구가 14.6% 급감하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광진구(-9.5%), 송파·중·서대문구(-6% 안팎) 등에서도 임대 물량이 대거 자취를 감추었다.
세 부담을 피하려고 집주인이 직접 입주를 택하면서 기존 세입자들이 퇴거 압박을 받는 등 현장의 진통도 가중됐다.
당정, 공제액 원복 및 예외 확대 등 수정안 검토
논란이 확산하자 재정경제부와 여당은 수정안 검토에 나섰다.
지난 23일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논의를 바탕으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공제액을 기존 12억 원으로 원복하거나 실거주자와 동일한 14억 원으로 맞추는 방안, 혹은 실거주 14억 원·비거주 12억 원으로 차등을 두는 절충안 등이 테이블에 올랐다.
비거주 예외 인정 사유를 대폭 확대하는 방안과 함께, 종부세 세 부담 상한을 현행 150%에서 200%로 높이려던 방안을 현행 유지로 선회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역시 합리적인 비거주 사유에 대해 과감히 거주로 인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급한 매도 후 피해보상 요구 불거지나… "법적 구제는 불가능에 가까워"
정부 방침을 믿고 서둘러 집을 내다 판 매도자들 사이에서는 정책 번복에 따른 피해보상 가능 여부에 관심이 쏠리지만, 법조계는 실제 국가를 상대로 보상을 받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세제개편안은 입법 전 정책 입안 단계에 불과해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 집행'이나 '불법행위'로 인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정부의 발표 내용을 참고해 개인이 행한 자발적 자산 처분 및 매매 거래 손실은 법적으로 '자기 책임 원칙'이 적용되므로, 국가배상청구 및 손실보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