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님 들어가십니다" 공항 게이트 틀어막는 '황제 경호'…사실은 범죄다
"배우님 들어가십니다" 공항 게이트 틀어막는 '황제 경호'…사실은 범죄다
명백한 업무방해이자 강요죄
공항 공사 관리 책임도 커

경찰도 아닌 연예인 경호원이 승객 통행을 막았다면 불법일 수 있다. 사진은 북적이는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모습. /연합뉴스
"배우님 들어가시면 게이트 안으로 못 들어가세요. 게이트 통제할 거예요."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게이트 앞. 경호원들이 일반 승객들의 앞을 가로막는다. 비행기 시간에 쫓기는 여행객들이 항의해보지만 소용없다. 마치 공항 전체를 전세 낸 듯한 이들의 '황제 경호', 과연 정당한 업무 수행일까.
지난 10월 2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연예인 과잉 경호로 인한 공항 혼잡 문제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특히 경호원들이 임의로 공항 시설을 통제하며 일반 시민의 통행을 막는 행위는 단순한 민폐를 넘어 명백한 불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호원은 경찰이 아니다…권한 없는 통제는 위법
법적으로 경호업체 직원은 공항 시설을 통제할 권한이 전혀 없다. 공항의 관리 및 통제 권한은 오직 공항시설관리권자, 즉 공항 공사 측에 있다.
경비업법상 경호원의 업무는 의뢰인의 신변 보호에 국한된다. 따라서 경호원이 일반 승객에게 "지나가라", "멈춰라" 명령하거나 게이트를 봉쇄하는 행위는 월권이다. 심지어 경찰관조차 법적 근거 없이는 일반 국민의 통행을 함부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이 우리 법원의 확고한 판례다.
길 막고 위협?…업무방해·강요죄 처벌 가능
법조계에서는 이러한 과잉 경호가 형사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우선, 공항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했다면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될 수 있다.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공항 이용객들의 정당한 통행을 막은 행위는 공항 운영자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충분하다.
또한, 경호원이 위협적인 태도로 승객의 이동을 막았다면 '강요죄' 적용도 가능하다. 형법 제324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 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게이트 안으로 못 들어간다"며 막아서는 행위 자체가 시민의 공항 이용 권리를 침해하는 강요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유명무실' 공항 대책…계획서 태반이 '부실'
문제는 공항 공사의 대응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해 변우석 과잉 경호 논란 이후 '공항 이용 계획서' 제출을 대책으로 내놨다.
하지만 윤 의원실 조사 결과, 제출된 계획서 중 78.8%가 동선 파악조차 안 되는 부실한 내용이었다. 심지어 유명 아이돌 그룹의 입출국 때 아예 계획서를 내지 않은 경우도 허다했다. 제출이 의무가 아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공항은 국민 모두가 이용하는 공공시설이자 국가 보안 시설"이라며 "경호업체의 불법 행위를 방치하는 것은 공항 운영자의 직무 유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