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홍민택 CPO 나무위키 "내용 삭제 요청"⋯누구나 편집하는 나무위키도 명예훼손 될까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카카오 홍민택 CPO 나무위키 "내용 삭제 요청"⋯누구나 편집하는 나무위키도 명예훼손 될까

2025. 10. 10 13:4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비방 목적" 주장하며 직접 삭제 요청

나무위키, 게시물 '임시조치'

공공의 이익 인정되면 명예훼손 성립 어려워

지난 9월 23일, 홍민택 카카오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이프(if) 카카오' 콘퍼런스에서 발표하는 모습. /연합뉴스

누구나 편집할 수 있는 디지털 백과사전 '나무위키'가 분쟁의 장으로 떠올랐다. 최근 카카오톡 개편을 총괄한 홍민택 최고제품책임자(CPO)가 자신과 관련된 논란을 담은 나무위키 문서의 삭제를 요청하면서, 위키피디아식 정보 공유 플랫폼이 명예훼손 책임을 질 수 있는지 관심이 쏠린다.


블라인드발 폭로, 나무위키에 박제되자 삭제 요청

사건의 발단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였다. 최근 카카오톡 친구탭 개편 후 이용자 불만이 쏟아지자, 블라인드에는 "홍 CPO가 실무진의 반대에도 개편을 강행했다"는 취지의 폭로성 글이 올라왔다. 이 내용은 곧바로 나무위키 '홍민택' 문서에 "사내에 카르텔을 형성하고 자신의 기획을 강행했다", "개편 반응이 긍정적이라며 자화자찬했다"는 식으로 반영됐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홍 CPO는 결국 법률 대리인을 통해 직접 나무위키 측에 해당 내용의 삭제를 요청했다. 홍 CPO 측은 "해당 내용은 허위사실"이며 "공공의 이익보다는 개인을 비방해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려는 목적이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나무위키는 이 요청을 받아들여 해당 게시물을 한 달간 비공개 처리하는 '임시조치'를 결정했다.


국내 웹사이트 접속자 수 5위를 차지할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나무위키에 기업 고위 임원이 직접 삭제를 요청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나무위키와 같은 사용자 참여형 플랫폼의 게시글도 명예훼손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지 법적 쟁점을 짚어봤다.


비방할 목적 vs 공공의 이익, 법원의 판단은?

나무위키 게시글도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다. 정보통신망법(제70조)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온라인에 허위사실을 퍼뜨려 명예를 훼손하면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사실을 적시했더라도 3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될 수 있다. 나무위키는 불특정 다수가 보는 정보통신망이고, 홍 CPO의 실명이 명시돼 피해자가 특정되므로 기본적인 요건은 갖췄다.


핵심 쟁점은 '비방할 목적'과 '공공의 이익' 사이의 줄다리기다.


홍 CPO 측은 "개인 비방"이라고 주장하지만, 글 작성자나 편집자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비판"이었다고 맞선다면 다툼은 복잡해진다. 우리 대법원은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대법원 2003도3606 판결).


이번 사안이 '공공의 이익'에 해당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법원이 말하는 공공의 이익은 국가·사회 전체의 이익뿐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대법원 2018도15868 판결).


  • 카카오톡의 공공성: 사실상 전 국민이 사용하는 메신저 서비스의 개편은 사회적 관심사다.
  • 경영진의 의사결정: 대기업 임원의 업무상 의사결정 과정은 단순한 사생활이 아닌 공적 관심의 영역으로 볼 수 있다.


법원은 주요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사적인 동기가 포함됐더라도 비방 목적을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대법원 2008도8812 판결). 따라서 나무위키 문서가 카카오톡 개편 논란의 전반적인 상황을 알리는 과정에서 작성됐다면, '공공의 이익' 주장이 받아들여져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사내 카르텔 형성"과 같은 표현이 완전히 허위로 밝혀지고, 해당 내용이 공익과 무관하게 홍 CPO 개인을 공격하기 위해 악의적으로 작성됐다는 점이 입증된다면 처벌은 가능하다.


나무위키 운영자의 책임은? '임시조치'로 일단 면책

한편, 나무위키 운영자는 이번 임시조치를 통해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가 명예훼손 게시물에 대한 삭제 요구를 받으면 해당 게시물을 차단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본다(대법원 2008다53812 판결). 나무위키는 홍 CPO의 요청에 따라 신속히 게시물을 내렸으므로, 플랫폼으로서의 의무는 다한 셈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