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중 '쿵', "이걸로 퉁치자" 합의했는데…며칠 뒤 치료비 청구, 줘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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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 중 '쿵', "이걸로 퉁치자" 합의했는데…며칠 뒤 치료비 청구, 줘야 하나요?

2026. 08. 13 09:33 작성2026. 08. 13 09:34 수정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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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서 상처는 서로 없는 걸로, 중고 보드값 물어줬는데

'부상 심각하다' 말 바꿔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서핑을 즐기던 A씨는 다른 이용자 B씨와 부딪히는 사고를 냈다. 현장에서 B씨의 중고 서핑보드 값을 물어주고, 가벼운 상처는 서로 문제 삼지 않기로 구두 합의까지 마쳤다.


그런데 며칠 뒤 B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상처가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치료비를 청구하겠다는 것이었다. 이미 끝난 일이라고 생각했던 A씨는 당황스러웠다.


A씨는 B씨의 요구대로 치료비를 물어줘야 할까? 오히려 과하게 지급한 보드값을 돌려받을 수는 없을까?


서핑 중 '쿵'…현장서 "보드값 받고 끝내자" 구두 합의

사건은 서핑장에서 벌어졌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자신의 실력에 맞지 않는 파도에 들어왔다가 파도 타기에 실패해 A씨 앞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었다. A씨 역시 파도를 잡지 못했고, 날아간 보드가 B씨와 부딪혔다.


A씨는 사고 직후 B씨 보드의 파손을 확인하고 수리비 전액을 제안했다.


그러나 B씨는 수리를 거절했고, 결국 A씨는 B씨의 중고 보드를 사주기로 했다. 당시 A씨가 보기에 B씨의 상처는 '종이에 베인 정도'로 경미했고, 두 사람은 상처와 파도 이용료는 서로 문제 삼지 않기로 구두로 합의했다.


하지만 며칠 후 B씨는 "상처가 심각하다"며 말을 바꿨고, 치료비를 요구하고 나섰다. A씨는 B씨가 서핑장 안전 규칙을 지키지 않은 점, 이미 구두 합의를 한 점을 들어 B씨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이미 합의 끝" 주장하려면…'구두 합의' 효력 입증해야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B씨의 추가 치료비 요구를 거부하고 다퉈볼 수 있다. 변호사들은 현장에서 이뤄진 '구두 합의'의 효력을 강조하면서도, 상대방의 과실을 주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의 한장헌 변호사는 "사고 당시 상처와 이용료는 상호 합의로 종결하고 보드비까지 지급했으므로, 추가 치료비 청구는 합의 취지에 반하는 부당한 요구라고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두 합의라도 녹취나 증인이 있으면 효력이 인정될 수 있다"며 "오히려 규칙 위반은 피해자(B씨)에게 과실이 크므로 추가 배상 의무가 없음을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언 법률사무소 박영재 변호사 역시 "피해자가 규칙을 지키지 않은 점, 현장에서 구두로 상처 부분은 상쇄하기로 합의한 점이 인정된다면 추가 의료비 청구는 과실상계(피해자의 과실만큼 가해자의 책임을 줄이는 것) 및 합의의 존재를 들어 충분히 다툴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박 변호사는 "상해 정도가 과장된 경우라도 B씨가 진단서를 제출한다면 법원은 일부 치료비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합의 내용을 명확히 입증할 자료(당시 대화 녹취, 증인 등)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내가 손해"…과하게 준 보드값, 돌려받을 수도

A씨는 B씨의 요구에 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역으로 자신이 지급한 보드값에 대해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


A씨는 B씨의 중고 보드 비용을 전달했는데, 이는 새 제품 가격에 비춰 과도한 금액이라고 생각했다.


한장헌 변호사는 "이미 지급한 보드비 역시 실제 시가 대비 과다하면 부당이득 반환 청구가 가능하다"며 "영수증, 제품 시세를 근거로 반환 요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영재 변호사는 "당시 피해자 주장에 밀려 지급했다면 민법상 착오나 불공정한 거래를 근거로 반환 청구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상대방이 거부한다면 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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