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16세 미만 인스타·틱톡·유튜브 금지" 초강력 법안, 한국서도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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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16세 미만 인스타·틱톡·유튜브 금지" 초강력 법안, 한국서도 가능할까

2025. 12. 12 12:14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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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16세 미만 SNS 전면 차단

어기면 기업에 483억 벌금

한국선 도입 쉽지 않아

휴대전화를 손에 든 호주 청소년 모습. /연합뉴스

"학교 폭력, 왕따, 심지어 자살까지… 아이들을 벼랑 끝으로 모는 SNS를 더는 두고 볼 수 없습니다."


10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호주 거주자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시슬리 씨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호주가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을 전면 금지하는 초강수 법안을 시행한 첫날, 현지 학부모들은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호주의 새 법에 따르면 틱톡,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유튜브 등 10개 주요 플랫폼은 16세 미만 사용자의 계정을 삭제하고 접속을 차단해야 한다. 이를 어길 시 기업에는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3억 원)라는 천문학적인 벌금 폭탄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떨까? 우리 아이들도 호주처럼 SNS에서 강제 로그아웃당하는 날이 올 수 있을까. '한국판 SNS 금지법'의 실현 가능성을 따져봤다.


게임도 못 막았는데 SNS를? 법조계가 고개 젓는 까닭

법조계는 한국에서의 도입 가능성을 낮게 점친다. 가장 큰 걸림돌은 과거의 경험이다. 우리는 이미 '강제적 셧다운제'라는 실패를 겪었다.


청소년의 수면권을 보장한다며 심야 시간대 게임 접속을 강제로 막았던 이 제도는 실효성 논란과 부모의 교육권 침해 비판 속에 2021년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여론과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게임보다 훨씬 광범위한 소통 창구인 SNS를 전면 차단한다면 이는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위반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청소년의 행복추구권과 통신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지적이 쏟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엄빠 계정'과 VPN, 막을 수 있을까?

기술적인 한계도 명확하다. 호주 현지에서도 벌써 "부모님 신분증으로 뚫겠다", "다른 SNS로 갈아타겠다"는 청소년들의 '탈출 러시'가 시작됐다.


한국은 주민등록 시스템이 있어 본인 인증이 비교적 쉽지만, 작정하고 부모 계정을 도용하거나 VPN으로 우회하는 것까지 막을 뾰족한 수는 없다. 오히려 음지로 숨어든 아이들이 더 큰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법률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차단보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년 스스로 유해 콘텐츠를 거르고, SNS 과몰입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것이다. 또한 플랫폼 기업에 더 강력한 유해 콘텐츠 필터링 의무를 지우는 방식이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힌다.


호주의 실험은 전 세계에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하지만 한국이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가기엔 넘어야 할 법적, 사회적 산이 너무나 높다. "무조건 금지"라는 회초리보다, 아이들이 디지털 세상에서 길을 잃지 않도록 돕는 나침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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