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손자 '가족사 웹툰'... '처벌 가능' 대상일까?
전두환 손자 '가족사 웹툰'... '처벌 가능' 대상일까?
전우원 씨, SNS 웹툰 통해 부친 불륜·조부 학대 등 주장
부모의 불륜과 가정불화까지 적나라하게 담아내

전우원씨가 인스타그램에 연재하는 인스타툰 / 인스타그램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가 SNS를 통해 연재 중인 웹툰이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자신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함께 아버지의 불륜, 할아버지의 학대 등 충격적인 가족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 명예훼손 소송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전 씨의 '폭로'가 법적 심판대에 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검은 양의 학대, 아버지의 불륜"... 웹툰에 담긴 충격적 가족사
전 씨는 지난 2023년, SNS 라이브 방송을 통해 마약 투약 사실을 고백하고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 의혹 등을 폭로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광주를 찾아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에게 사죄하는 등 할아버지와는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최근 그가 '몽글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연재하기 시작한 웹툰은 이러한 행보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웹툰에서 전 씨는 자신을 '어린 양'으로, 할아버지인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빨간 눈을 한 검은 양'으로 묘사했다. "음식을 먹기 싫다", "멀미가 난다"는 이유로 '검은 양'에게 학대당하는 장면은 충격을 준다.
웹툰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잦은 부부 싸움 끝에 집을 나간 아버지, 암 투병을 하는 어머니, 그리고 아버지가 불륜을 저지르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내용까지 담고 있다. 전 씨가 직접 경험했다고 주장하는 이 내용들은 그의 불우한 성장 과정을 짐작게 한다.
'폭로'인가 '명예훼손'인가... 법적 쟁점의 핵심은?
전 씨의 웹툰 내용이 알려지자 법조계 안팎에서는 명예훼손 성립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명예훼손죄는 ①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공연성) ②구체적인 사실을 드러내(사실의 적시) ③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때 성립한다.
전 씨가 불특정 다수가 보는 SNS에 웹툰을 연재한 만큼 '공연성'은 명백히 충족된다. 또한 '아버지가 불륜을 저질렀다'거나 '할아버지가 학대했다'는 내용은 구체적인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며, 당사자들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수 있는 내용이다. 비록 캐릭터를 사용했지만, 전후 맥락상 가족 구성원 중 누구를 지칭하는지 충분히 특정할 수 있어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웹툰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가 적용될 수 있다. 이 경우 일반 형법상 명예훼손보다 처벌 수위가 더 높다.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 처벌 피할 수 있는 '결정적 열쇠'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전 씨의 행위가 처벌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형법 제310조가 '구원투수'로 등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조항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즉, 전 씨가 웹툰에서 밝힌 내용이 '진실'이고, 이를 밝힌 주된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받지 않는다는 의미다.
법원이 '공공의 이익'을 판단할 때는 ▲표현 내용의 공공성 ▲피해자의 지위(공적 인물 여부) ▲표현의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대표적인 공적 인물이며, 그의 가족 역시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다. 특히 전 씨가 2023년 전두환 일가의 비리를 폭로하고 5·18 민주화운동에 대해 사죄한 맥락을 고려하면, 이번 가족사 폭로 역시 단순한 사생활 폭로를 넘어 '권력형 가정 문제'나 '비자금 문제' 등과 연관된 공적 관심사로 인정될 여지가 크다.
대법원 판례 역시 공적 인물에 대한 비판과 의혹 제기는 최대한 보장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살아있는 가족은?... '사자 명예훼손'과 다른 잣대
법적 쟁점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미 사망한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내용은 '사자(死者) 명예훼손죄'가 적용된다. 이 죄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만 성립하므로, 전 씨가 학대 경험을 사실대로 그린 것이라면 범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문제는 아버지 등 생존해 있는 가족 구성원이다. 이들에게는 일반 명예훼손죄가 적용되는데, 이 죄는 '진실한 사실'을 말해도 성립할 수 있다. 따라서 아버지가 불륜을 저지른 것이 사실이라 할지라도, 해당 사실을 공개적으로 드러낸 행위 자체로 명예훼손이 될 수 있다.
결국 이 경우에도 핵심은 '공공의 이익' 인정 여부다. 아버지의 불륜이 순수한 사생활의 영역을 넘어 전두환 일가라는 공적 관심사와 연결되어 있다고 법원이 판단한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피해를 주장하는 가족이 법적 조치에 나선다면 형사 고소 외에도 손해배상 청구, 웹툰 연재 중단을 요구하는 금지 가처분 신청 등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공공의 이익'과 '표현의 자유'가 중요한 방어 논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본인이 직접 겪은 아픔을 예술적 형태로 표현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의 핵심 영역에 속한다"며 "특히 공익적 폭로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법원이 개인의 명예권보다 표현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더 폭넓게 인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