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 벗고 새벽배송 한 배달원, "손이 모자라 바지 안 올렸을 뿐…" 변명 안 통했다
바지 벗고 새벽배송 한 배달원, "손이 모자라 바지 안 올렸을 뿐…" 변명 안 통했다
공연음란죄로 벌금 300만원

배송 업무를 하며 신체 부위를 노출한 30대 배달원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셔터스톡
배송 업무를 하며 신체 부위를 노출한 30대 배달원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형사5단독 신서원 판사는 공연음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021년 11월, 서울 강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새벽 배송 업무를 하던 중 바지와 속옷을 발목까지 내리고 상의는 배 위로 걷어 올려 신체 부위가 노출된 채로 6분간 복도를 돌아다녔다. 당시 A씨와 마주친 주민은 없었지만, 그의 모습은 이곳 입주민이 설치한 개인 CC(폐쇄회로)TV에 녹화됐다. 영상에는 A씨가 CCTV를 확인하고 급히 바지를 올리는 모습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게 적용된 공연음란 혐의(형법 제245조)는 불특정 다수가 보고 들을 수 있는 곳에서 신체의 특정 부위를 노출하는 등 음란행위를 했을 경우 성립한다. 이때 반드시 음란행위를 목격한 불특정 다수가 있어야만 죄가 성립하는 건 아니다. 이번 사안에서처럼 불특정 다수인이 목격할 '가능성'만 있으면 혐의가 인정될 수 있다. 공연음란죄의 처벌 수위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이다.
A씨 측은 재판에서 "배송 업무 중 복도에 소변을 보려고 바지와 속옷을 내렸다가 다시 올렸지만 낡아서 흘러내렸다"며 "손에 배송 물품을 들고 있어서 바로 올리지 않은 채로 배송했을 뿐 음란행위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CCTV 등을 종합해봤을 때 ①A씨는 언제든지 물건을 잠시 내려놓고 바지 등을 올려 입을 수 있었고 ②입주민 등 다른 사람들과 충분히 마주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 사안을 맡은 신서원 판사는 "단지 귀찮아서 올리지 않은 채로 아파트 복도를 걸어 다니며 배송 업무를 했다는 주장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의 행위는 일반 보통 사람의 성욕을 자극해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에 해당된다"며 "A씨는 이와 같은 음란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판단된다"고 유죄로 판단한 배경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