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문혁 교수의 '모르면 후회할 법 이야기'(23)] 빌려주고 빌려 받는 계약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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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문혁 교수의 '모르면 후회할 법 이야기'(23)] 빌려주고 빌려 받는 계약의 모습

2021. 07. 12 10:56 작성
호문혁 교수의 썸네일 이미지
homoon@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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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살다 보면 남에게서 돈을 꾸거나 물건을 빌려 쓸 일이 많이 생긴다. 이를 위한 계약에는 소비대차와 사용대차, 임대차가 있는데 각 특징을 정리해 봤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사람이 살다 보면 남에게서 돈을 꾸거나 물건을 빌려 쓸 일이 많이 생긴다. 빌려 쓰는 물건에는 밥솥이나 곡식, 볼펜 같은 일상 생활용품뿐만 아니라 자동차나 비행기, 건물, 토지 등 온갖 것이 포함될 수 있다. 이를 위한 계약에는 소비대차와 사용대차, 임대차가 있다. 이 중에서 소비대차와 사용대차에서는 빌려주는 사람을 대주(貸主), 빌리는 사람을 차주(借主)라고 한다.


소비대차는 대주가 금전이나 대체물의 소유권을 차주에게 넘겨주기로 하고, 차주는 나중에 그와 같은 종류, 같은 품질, 같은 수량으로 반환하기로 하는 계약이다. 대체물의 예를 들면, 여주산 햅쌀 10kg들이 20포대, 생수 2ℓ들이 100병 등이다. 이를 빌린 차주는 그 물건을 소비하기 때문에 나중에 갚을 때 같은 종류, 같은 품질, 같은 수량으로 반환하도록 한다. 우리 일상생활에서는 소비대차는 대부분 금전을 대상으로 한다.


소비대차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이자(利子)이다. 계약에서 이율을 따로 정하지 않았으면 민사관계에서는 연 5%, 상인이 당사자인 상사관계에서는 연 6%가 기준이 된다. 계약에서 이율을 정했더라도 차주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이자제한법으로 최고 이율을 정하였다. 현재 최고이율은 연 20%이고, 이를 초과하는 부분의 약정은 무효이다.


사용대차는 특정 물건을 대가 없이(무상으로) 사용하기로 하는 계약이다. 대부분 경제적 가치가 그리 크지 않은 물건을 일시적으로 빌려서 쓰는 경우에 이용된다. 예를 들면 옆집에서 로봇청소기를 잠시 빌려다 쓰고 돌려주는 경우이다. 차주는 그 물건의 사용 방법에 따라 사용해야 하고, 대주의 승낙이 없으면 그 물건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줄 수가 없다. 차주가 그 물건을 반환할 때는 본래의 상태로 회복시켜서 반환하여야 한다.


임대차는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목적물을 사용, 수익하도록 하고,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그에 대한 대가(차임)를 지급하도록 하는 계약이다. 여기서 목적물에는 컴퓨터, 자동차, 기계 등 동산은 물론이고 토지나 건물 등 부동산도 포함된다. 임차인이 두 번의 차임에 해당하는 금액을 연체하면 임대인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임차인의 사용과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이므로 임대인은 그 물건을 사용하고, 수익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시킬 의무를 진다. 반면에 임대인이 그 물건을 보존하기 위한 행위를 할 때 임차인은 이를 거절하지 못한다. 임차인이 계약기간 동안에 임차한 물건을 수리하는 등 그 물건의 가치를 보존하는 행위를 하여 비용이 들었으면(필요비) 임대인에게 그 비용의 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임차인이 임차 주택의 연탄보일러 난방을 태양광 난방으로 고치는 등 그 물건의 가치를 높이는 행위를 하여 비용이 들었으면(유익비), 임대차가 끝날 때 남아있는 그 가치의 증가액을 임차인이 지급받는다.


부동산 임대차에서 반대의 약정이 없으면 임차인이 그 임대차를 등기할 수 있도록 임대인에게 절차에 협력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임대차를 등기하면 제3자에게도 그 임대차를 주장할 수 있어서 그 부동산의 소유자가 바뀌어도 임차인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임대인의 동의가 없으면 임차인이 임차권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거나 임차물을 다른 사람에게 다시 임대하지 못한다.


건물 등 공작물의 소유나 식목, 소금 채취, 목축을 목적으로 한 토지임대차의 경우, 임대차가 종료할 때 그 지상시설이 남아 있으면 임차인은 계약의 갱신을 청구할 수 있다. 임대인이 계약의 갱신을 원하지 않으면 임차인은 그 시설을 매수할 것을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있고, 그러면 임대인은 그 시설을 매수하게 된다. 값비싼 지상시설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규정이다. 그러나 임대인이 그 시설이 필요 없어서 철거할 상황임에도 이를 매수하게 되면, 임차인이 필요해서 설치한 시설을 결국 임대인이 돈 주고 사서 자기 비용으로 철거할 수밖에 없어 문제가 된다.


주택이나 상가의 임차인은 경제적 약자인 경우가 많아서 특별법인 주택임대차보호법과 상가임대차보호법으로 임차인의 지위를 보호하고 있다. 이에 관하여는 다른 기회에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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