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테린 소독한 X'의 진짜 의미, 나중에 이해했어도 모욕죄 고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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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테린 소독한 X'의 진짜 의미, 나중에 이해했어도 모욕죄 고소 가능

2019. 12. 12 16:00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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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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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세 미성년자 출연자는 이해하기 어려웠던 발언

당사자가 이해하지 못했어도, 법원이 '모욕죄'로 인정하는 이유는?

EBS '보니하니'에서 개그맨 박동근이 출연자 채연에게 "넌 리스테린 소독한 X"이라고 한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유튜브 캡처

EBS '보니하니'에서 미성년자 여성 출연자가 폭행⋅욕설을 당했다는 논란이 12일에도 계속됐다. 특히 개그맨 박동근(38)이 채연(15)에게 "넌 리스테린 소독한 X"이라고 한 발언이 문제의 중심에 섰다.


구강청결제 '리스테린'이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성매매하기 전 사용한다는 점에서 "박동근이 미성년 여성 출연자를 성매매 여성에 빗댔다"는 비판이 일었다. 일부에선 "박동근을 모욕죄로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런데 성매매 '은어'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은 '리스테린'이란 단어에서 '성매매 여성'을 연상하지 못한다. 채연 역시 발언을 들을 당시 이런 인식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발언을 이해하지도 못했는데 어떻게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느냐"는 반론이 나왔다.


모욕적인 발언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면 모욕죄는 성립하지 않는 걸까.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구해봤다.


"너는 리스테린 소독한 X" 발언 이해하지 못한 15세 출연자

박동근은 '보니하니'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채연에게 "넌 리스테린 소독한 X"이라고 말했다. 발언을 들은 채연은 놀란 듯 쳐다보며 "독한, 뭐라고요?"라고 되묻는다. '리스테린'이나 '소독'이란 단어보다 '독한 X'이라는 표현에 집중한 것이다.

'리스테린으로 소독하는 여성'이 '성매매 여성'을 뜻하는 걸 알았다면 보일 수 없는 반응이다.


'리스테린 소독'이 그런 의미인지는 채연 뿐만 아니라 방송을 본 시청자들 대부분도 몰랐다. 그저 30대 남성 출연자가 미성년 여성 출연자에게 비하 단어인 'X'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문제 제기가 있었을 뿐이었다.


'성매매 여성에 빗댄 발언을 했다'는 논란은 문제의 발언이 나온 지 한참 지난 뒤, 다른 폭행 의혹과 함께 불거졌다.


이렇게 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던 모욕을 사후적으로 문제삼을 수 있을까. 사건을 검토한 변호사들은 몇 가지 전제를 붙여서 "가능하다"는 쪽에 힘을 실었다.


당시에, 듣는 당사자가 이해하지 못했어도 '모욕죄' 성립할까?

우리 법원은 "모욕죄는 다른 사람의 외부적 명예를 저하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공연히 표시함으로써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 이때 핵심은 '공연히'에 있다. 즉 모욕 발언을 듣는 당사자가 아니라 '관객'으로 볼 수 있는 '제3자' 앞에서 해당 발언을 했는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리스테린' 발언은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유튜브 생방송 도중 나왔기 때문에 '제3자 앞에서의 발언'은 확실히 인정된다.


문제는 시청자(제3자)들이 '발언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했는지다. 발언의 진의를 이해하지 못했어도 모욕죄가 성립할 수 있는지가 쟁점인 것이다.


대법원 판례를 보면, 제3자가 발언 내용을 이해하지 못했어도 모욕죄는 성립한다. 대법원은 지난 2007년 "모욕 표현 당시에 제3자가 이를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있으면 되지, 반드시 제3자가 인식함을 요하지는 않는다"고 판시했다.


인식이 없었더라도 '인식할 수 있는 상태'였다면 모욕죄를 구성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로앤컴퍼니 장성수 변호사는 "모욕 발언을 사후적으로 이해했다고 해서 모욕죄 성립이 안 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미성년자 폭행·성희롱 논란에⋯EBS, '보니하니' 방송 잠정 중단

EBS는 12일 '보니하니’ 방송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EBS는 이날 회사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김명중 EBS 사장이 이날 오전 간부들을 대상으로 긴급회의를 소집해 이번 사태에 대해 엄중히 질책하고 철저한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며 "프로그램을 잠정 중단하고 출연자가 미성년자임을 고려해 출연자 보호를 위한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BS가 올린 사과문. /EBS 제공


한편 EBS 측은 '리스테린' 발언에 대해 "박동근은 해당 발언이 그런 은어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대기실에 있는 리스테린으로 가글한 것을 가지고 장난치다 한 발언"이라며 "박동근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사과드린다. 출연자분들이 직접 사과를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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