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커뮤니티 "생리하냐" 댓글 한 줄에 성범죄자 될까?
대학생 커뮤니티 "생리하냐" 댓글 한 줄에 성범죄자 될까?
변호사들 "성적 목적 없으면 통매음 아냐, 모욕죄 가능성 높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순간의 화를 못 참고 단 댓글 한 줄이 성범죄 전과를 남길 수 있을까.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에서 벌어진 설전이 법적 다툼으로 비화됐다.
사건은 지난 29일, 대학생 A씨가 커뮤니티에서 다른 이용자와 언쟁을 벌이며 시작됐다. 상대방의 비꼬는 댓글에 격분한 A씨는 "익명님, 생리주기신가요? 왜 피를 싸시지..라고 할 뻔"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를 본 상대방은 즉시 A씨를 고소하겠다고 경고했다.
성범죄 '통매음' vs 단순 모욕, 갈림길에 선 댓글
A씨의 댓글은 법적으로 두 가지 혐의를 받을 수 있다. 성폭력처벌법상 성범죄인 '통신매체이용음란죄(통매음)'와 형법상 '모욕죄'다. 통매음은 자기 또는 타인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글을 보냈을 때, 모욕죄는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특정인을 경멸적으로 표현해 사회적 평가를 깎아내렸을 때 성립한다.
변호사들은 통매음이 성립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심준섭 변호사(법무법인 심의)는 "댓글의 전체 맥락상 상대방을 비하하고 모욕하려는 의도이지, 성적 욕망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박영재 변호사(법무법인 창세) 역시 "단순히 상대를 조롱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성적 목적성'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닉네임 지목한 공개 게시판…모욕죄는 '유력'
반면 모욕죄는 성립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게 중론이다. 커뮤니티처럼 누구나 글을 볼 수 있는 공간은 '공연성'을 충족한다. 또한 특정 닉네임을 지목한 것은 피해자가 누구인지 알 수 있는 '특정성' 요건을 갖춘다. A씨의 댓글은 상대의 인격을 깎아내리는 경멸적 표현이 명백해 모욕죄에 해당할 소지가 다분하다.
A씨는 익명 게시판이라는 점에 기댔지만 이는 착각이다. 수사기관은 인터넷 서비스 제공자에게 협조를 구해 IP 주소 추적 등으로 게시글 작성자를 충분히 특정할 수 있다. 온라인 공간의 익명성이 범죄의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의미다.
처벌 피할 유일한 길, 진심 어린 사과와 합의
처벌을 피할 방법은 없을까. 남천우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해당 댓글을 즉시 삭제하고,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사과해 합의를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욕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기 때문이다. 합의가 최선의 방어 전략인 셈이다.
만약 경찰 조사를 받게 된다면 "성적 의도가 전혀 없었고 순간적인 감정으로 인한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