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사이트 환전에 계좌 동결…빗썸 묶인 5000만원 풀 수 있나
도박사이트 환전에 계좌 동결…빗썸 묶인 5000만원 풀 수 있나
보이스피싱 피해 신고로 지급정지
월급 섞인 가상자산까지 거래 제한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설 도박사이트에서 환전한 돈이 입금된 뒤 은행 계좌가 돌연 지급정지된 A씨.
이 여파로 월급까지 섞여있던 가상자산 투자금 약 5000만원마저 꼼짝없이 묶였다.
A씨는 최근 국민은행으로부터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가 접수돼 계좌가 지급정지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다른 은행의 비대면 거래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이용까지 연달아 제한됐다.
A씨의 계좌가 정지된 건 몇 달 전 사설 도박사이트에서 300만원대 환전금을 받은 이력 때문으로 추정된다. 아직 경찰 연락은 없지만, 전 재산이 묶인 A씨는 하루빨리 이 상황을 해결하고 싶다.
A씨는 계좌 지급정지를 풀고 묶인 돈을 찾을 수 있을까?
"환전했을 뿐인데"…어느 날 갑자기 묶인 내 계좌
A씨는 지난 3월, 사설 도박사이트에서 300만원대 자금을 자신의 국민은행 계좌로 환전했다.
이후 이 돈과 월급 등이 섞인 자금으로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코인을 매수했다. 현재 A씨가 빗썸에 보유한 가상자산은 약 5000만원에 달한다.
그런데 최근 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의 요청을 받아 A씨 계좌를 지급정지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즉 보이스피싱 피해자의 신고가 접수됐다는 이유였다. 이로 인해 기업은행 비대면 거래와 빗썸 계좌까지 모두 이용이 제한됐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신고만으로 ‘즉시 정지’…입증 책임은 계좌 주인에게
결론부터 말하면 지급정지를 풀기는 쉽지 않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구제 특별법에 따라 금융사기 피해자가 돈을 송금한 계좌를 신고하면, 해당 계좌는 즉시 지급정지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한설 조민성 변호사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접수에 따른 지급정지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 근거한 조치라, 신청 즉시 해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해제를 위해서는 계좌 명의인이 해당 자금이 사기 피해금과 무관하다는 점을 직접 소명해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차앤권 법률사무소 권오훈 변호사 역시 해제를 위해서는 해당 자금이 사기 범죄와 무관하거나 정당하게 취득했다는 점을 객관적인 자료로 입증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봤다.
'사기 연루'는 피해야 하는데…'도박 자금' 소명도 곤란
문제는 A씨의 자금 출처가 ‘사설 도박사이트’라는 점이다. 사기 범죄와 관련 없음을 주장하려면 돈의 출처를 밝혀야 하는데, 그 출처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이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홍푸른 변호사는 “해제를 위해서는 그 자금이 범죄와 무관한 정당한 것임이 확인되어야 한다”며 “말씀하신 자금이 사설 도박사이트 환전금이라면 사설 도박 자체가 형사처벌 대상인 불법이어서 소명이 단순하지 않고, 오히려 별도의 법적 책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A씨는 보이스피싱 범죄와는 무관하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A씨가 보이스피싱과 관련 없이 단순히 불법적인 환전 행위를 했다는 점을 법리적으로 주장하고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찰 연락 오기 전 '자금 흐름' 정리부터…선제적 대응이 중요
변호사들은 경찰 조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법무법인 베테랑 유환선 변호사는 “아직 경찰 연락이 없더라도 계좌 지급정지 자체가 수사 단서가 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선제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지금은 서둘러 돈을 인출하려 하기보다, 수사에 대비해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우선이다. 특히 월급 등 정상적인 자금과 도박 자금이 섞여 있는 만큼, 자금 흐름을 명확히 정리해 소명할 필요가 있다.
법률사무소 도결 최우준 변호사는 “거래내역 전체, 급여 입금자료, 도박사이트 입출금 내역, 친구 변제 자료를 즉시 정리해 이의절차를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초기 진술과 자료 제출 방향이 중요한 만큼,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대응 방향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