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입마개 없는 하운드 4마리, 푸들 물어 죽였지만…그 책임은 물을 수 없다
목줄·입마개 없는 하운드 4마리, 푸들 물어 죽였지만…그 책임은 물을 수 없다
입마개 등 하지 않은 하운드 4마리, 길 가던 푸들 물어 죽여
푸들 견주도 손목 등 다쳐⋯하운드 견주의 법적 책임은?
동물보호법 및 형법상 과실치상 등은 적용 가능⋯단, 푸들 죽인 책임은 묻기 어렵다

지난 3일, 광주 서구의 한 도로에서 입마개 등을 하지 않은 하운드 4마리가 길 가던 소형견을 공격해 죽이고 소형견 견주를 다치게 했다. 노란색 원이 사건 당시 소형견 견주를 공격하는 하운드의 모습. /연합뉴스·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지난 3일, 광주광역시 서구에서 중형견(하운드) 4마리가 길을 가던 소형견(푸들)을 공격해 죽이고, 소형견의 주인을 다치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는 당시 급박했던 상황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A씨는 푸들을 품에 안아 들고 하운드를 이리저리 피하려 했지만, 사방에서 달려드는 4마리의 하운드에 완전히 벗어날 수 없었다. 결국 하운드 1마리가 푸들을 낚아채 물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손목 등을 다쳤고 푸들은 끝내 목숨을 잃었다.
하운드 4마리는 견주 B씨가 산책을 위해 목줄을 채우던 중 A씨의 푸들을 보고 뛰쳐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B씨는 과실치상 등의 혐의로 입건된 상황. 구체적으로 B씨에게 어떤 법적 책임이 있는지 따져봤다.
해당 사건을 본 누리꾼들은 "대체 목줄은 왜 안 하고 나오느냐", "입마개를 했어야 한다", "자칫하면 지나가던 어린아이도 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반응. 그러면서 하운드 견주 B씨에게 제대로 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렇다면, B씨에게는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가 적용될까. 우선 동물보호법이다. 반려동물과 외출을 하는 보호자는 목줄 등 안전조치를 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제13조 제2항), 이를 어기면 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제47조 제3항). 다만, 입마개를 하지 않은 부분은 문제 삼기 힘들다(제13조의2 제1항 제2호). 동물보호법 및 동법 시행규칙상 입마개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 5종의 맹견에 하운드는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하운드 견주 B씨의 책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번 사고로 A씨는 자신의 반려견을 잃고, 다치기까지 했다. 먼저 개물림 사고로 사람이 다치는 경우 통상 과실치상죄가 적용된다. 우리 형법은 과실(過失⋅실수)로 사람을 다치게 한 자를 500만원 이하의 벌금 등으로 처벌하고 있다(제266조).
과거 유사 판례를 살펴보면, 해당 혐의(과실치상)에 대한 처벌은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실제로 입마개를 하지 않은 진돗개가 집 밖으로 나가, 행인의 왼쪽 종아리 등을 물어 전치 약 2주 진단을 받은 사안의 경우 벌금 200만원이 선고됐다. 공장에서 기르던 진돗개의 목줄이 풀어지도록 관리를 소홀히 하여 행인의 손목 등을 물고 그 반려견도 공격한 사건의 경우엔 벌금 150만원. 산책하던 개가 지나가던 행인의 왼쪽 허벅지를 물어 전치 약 2주 진단을 받은 사건의 경우, 가해 견주는 벌금 20만원을 선고받았다.
다만, 목숨을 잃은 반려견 푸들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힘들 수 있다. 현행법상 개가 개를 물었을 때는 재물손괴죄가 적용되는데, 이는 고의로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만 처벌이 가능하다. 즉, 이번 사건에서 견주 B씨가 고의로 하운드 4마리를 풀어 숨진 푸들을 공격하도록 한 게 아닌 이상 처벌이 어렵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서울 은평구의 한 주택가에서 산책하던 스피츠를 로트와일러가 물어 죽인 사건. 당시 로트와일러 견주에게는 동물보호법 위반 및 재물손괴 혐의가 적용됐다. 그리고 지난해 5월 서울서부지법은 스피츠를 죽인 로트와일러의 견주에게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벌금 6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재물손괴의 고의는 없었다고 판단하며 해당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