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로 우체통 넣었는데 절도범?” 변호사가 전하는 억울한 혐의 소명법
“선의로 우체통 넣었는데 절도범?” 변호사가 전하는 억울한 혐의 소명법
피해자 “현금 50만원 증발”
150만원 합의금 요구
법조계 “불법영득의사 입증이 관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사건의 발단은 휴가지의 한 카페에서 시작됐다. A씨는 우연히 주인이 잃어버린 지갑을 발견했다. 하지만 가게에 맡기는 대신 직접 주인을 찾아주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지인들이 카페 주인도, 아르바이트생도 현금을 빼고 지갑만 돌려주는 경우를 봤다는 말을 종종 들었어서”라는 생각에, 차라리 우체국 시스템을 통하는 것이 더 안전하리라 판단했다. 결국 그는 집 근처 우체통에 지갑을 넣었다.
하지만 며칠 뒤 A씨는 경찰로부터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는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지갑 주인은 지갑에 있던 현금 50만 원이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A씨는 “현금도 그 당시 열었을 때 얼마 없던 것으로 기억하고, 경찰 조사할 때도 십몇만 원이 들어 있었다고 하더라며 얘기해주셨는데”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설상가상으로 피해자 측은 합의금으로 150만 원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A씨는 “저는 이제 어떻게 되는 걸까요?”라며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훔칠 의도 없었다 vs. 수상한 행동… 엇갈린 법적 시선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절도죄 성립 여부를 두고 ‘불법영득의사(남의 물건을 자기 소유물처럼 이용하거나 처분하려는 의사)’가 있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릴 것이라고 분석한다.
법무법인 도모의 강대현 변호사는 “질문자님께서 지갑을 우체통에 넣은 행위는 일반적으로 지갑을 돌려주려는 의사로 해석될 여지가 큽니다”라며 불법영득의사가 없었음을 적극 소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금 분실 주장 자체의 신빙성 문제도 제기된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지갑을 우체통에 넣은 것이라면, 그 당시 실제로 현금이 있었다는 사정은 수사기관이 입증해야 합니다”라고 지적하며 피해자의 주장만으로 혐의를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봤다.
하지만 수사기관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법무법인 성지 파트너스의 최정욱 변호사는 “통상 지갑을 음식점 등 사업장에서 습득한 경우 가게에 전달하지 우체통에 넣었다는 것은 현금을 절취하기 위함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합니다”라며 A씨의 행동이 오해를 살 소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절도 아니면 끝? ‘점유이탈물횡령죄’라는 또 다른 덫
만약 A씨가 절도 혐의를 벗더라도 법적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은 아닐 수 있다. ‘점유이탈물횡령죄’라는 또 다른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이는 주인이 잃어버린 물건을 정당한 절차 없이 가져갔을 때 성립하는 범죄다.
법무법인 중산의 김영오 변호사는 “상담자처럼 지갑을 주운 경우에는 우체통에 넣으면 안 되고, 경찰서나 파출소·지구대에 직접 제출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하며 가장 안전하고 올바른 분실물 처리 절차는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즉시 신고하지 않고 개인이 소지한 채 다른 장소로 이동해 우체통에 넣은 행위 자체가 ‘점유이탈물횡령’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긴다는 것이다.
“안일한 생각은 금물”… 초동 수사, 운명을 가른다
전문가들은 억울한 상황일수록 수사 초기 단계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특히 무고함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섣부른 대응은 금물이다.
법률사무소 명중의 임승빈 변호사는 “기재하신 사실관계에 비추어 정황상 절도의 고의를 탄핵해야 하는 사건이며, 사실대로 말하면 결백을 입증할 수 있겠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대처하면 혐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하며 전략 없는 진술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한편 과도한 합의금 요구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서아람 변호사는 합의 요구액이 과도하다면 형사합의가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므로 무조건 응할 필요는 없으며, 사건의 경중과 고의 여부가 우선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결국 선의로 시작된 A씨의 행동은 이제 법의 냉정한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