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데뷔할 수 있었던 '프듀' 피해 연습생 5명⋯1인당 최소 4억 배상받을 수 있다
[단독] 데뷔할 수 있었던 '프듀' 피해 연습생 5명⋯1인당 최소 4억 배상받을 수 있다
"피해 구제의 시작"이라며 프로듀스 순위 조작 피해 연습생 12명 실명 공개
변호사들 "위자료 뿐 아니라, 정상 데뷔했다면 벌어들일 수 있었던 수익도 배상 가능"
대략적인 금액 계산해봤더니⋯1인당 최소 약 3억 5000만원, 위자료는 최소 500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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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은 지난 18일 '프로듀스 101'의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본 연습생 12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를 "진정한 피해보상의 출발"이라고 규정했다. 구체적인 피해 보상 금액을 변호사와 함께 예상해봤다.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억울하게 탈락시킨 피해 연습생들의 명단을 공개하는 게 피해 구제의 시작이다."
법원은 지난 18일 엠넷(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의 순위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연습생 12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이를 "진정한 피해보상의 출발"이라고 규정했다.
서울고등법원이 공개한 12명 중 특히 안타까움을 산 피해 연습생도 있었다. 이가은, 한초원, 구정모, 이진혁, 금동현이었다. 이들 5명은 순위 조작이 없었다면 정상 데뷔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랬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도둑맞았다"며 안타까워한 이유다.

엠넷 역시 같은 날 "공개된 모든 피해 연습생분들에게 피해 보상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구체적으로 "도대체 어떻게 얼마나 보상할 거냐"는 목소리가 크다.
로톡뉴스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들과 이를 미리 계산해봤다. "위자료(①)는 당연하고, 정상 데뷔했다면 벌어들일 수 있었던 수익(②)의 상당분 역시 배상받을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②)만 해도 단순 계산했을 때 최소 1인당 약 3억 5000만원 상당이었다.
방법은 민법상(제750조) 손해배상청구 소송이다. 엠넷을 상대로 "PD 측의 조작 행위로 인해 탈락했으니, 여기에 대한 손해를 배상해달라"고 하는 것. 필요한 구성 요건도 이미 대부분 갖춰진 상태다. 형사 재판을 통해 가해자들의 순위 조작 행위가 인정됐기 때문이다.
1⋅2심 법원의 형사 판결이 대법원에서도 최종 확정되면, 이는 그 자체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법무법인 현재의 조석근 변호사는 "당연히 손해배상이 가능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남은 관건은 '피해를 어디까지 배상받을 수 있느냐'의 문제다.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①)만 받는 경우와 순위 조작으로 발생한 재산적 손해(②)까지 받는 경우의 금액 차이는 당연히 엄청나다. 변호사들 다수는 "위자료뿐 아니라 재산적 손해까지 모두 배상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대한변협 인증 엔터테인먼트 전문 권단 변호사(디케이엘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위자료뿐 아니라 순위 조작이 없었다면 벌 수 있었던 수익의 상당액도 청구할 수 있는 사건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법률 자문

그 이유로 "기존 선발된 멤버들의 활동으로 인한 이익액, 활동 기간 등을 참고하면 해당 부분을 상당히 개연성 있는 이익으로 증명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유) 한별의 강민주 변호사도 "떨어진 연습생으로 인해 데뷔한 연습생이 특정될 수 있다면 해당 연습생의 수입내역을 피해액으로 주장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비슷한 등수 연습생의 수익 등을 조회하면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에서였다.
보다 '안전한 방법'도 있다고 했다. 법무법인 청린의 김민기 변호사는 "피해 연습생 대신 데뷔한 그룹 멤버 중에서 '가장 적게' 수익을 배분받은 멤버를 기준으로 청구하면, 기각될 가능성을 줄이면서 승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원칙에 따라 대략적인 금액을 로톡뉴스가 계산해봤다. 계산 방법은 다음과 같다.
❶ 프로듀스 전 시즌을 통해서 벌어들인 전체 수익을 추정했다.
❷ 그 중에서 소속사 몫을 계산했다.
❸ 배분 비율에 따라 데뷔한 연습생들이 받은 총액을 다시 추정했다.
❹ 마지막으로 그 수익을 데뷔한 멤버들의 총 숫자로 나눴다.
우선 엠넷이 프로듀스 전시즌을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수익은 최소 800억원(❶)로 추산된다. 사고가 불거진 뒤 엠넷이 잘못을 인정하면서 포기한 수익으로 자체적으로 조성한 펀드의 총액이 300억원이다. 프로듀스를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수익의 37.5%를 엠넷이 배분받았다는 점을 바탕으로 역산하면 800억원이 나온다.
몇몇 보도에서는 특정 한 개 시즌을 통해서만 거둬들인 수익이 수백억원에 달한다는 추정이 있었지만, 엠넷 주장에 따라 계산했다. 이에 따라 일단 최소치는 800억원 정도로 보인다.

이 중에서 소속사 몫은 50%다. 그러므로 400억원(❷)을 소속사가 가져간다.
이를 소속사와 멤버가 나눠 갖는데, 비율은 조금씩 다르지만 평균적으로 6 대 4 비율로 배분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므로 시즌 1~4시즌을 통해 데뷔한 멤버 몫은 160억원(❸)으로 추정된다.
이를 데뷔한 멤버의 수 45명으로 나누면 1인당 약 3억 5000만원(❹) 정도다.
"이러한 재산적 손해가 인정될 수 있다"고 본 변호사들의 의견과 관련된 지난 1991년 대법원 판례(91다124)가 있다. 사고로 사망한 31세 근로자의 유가족이 회사에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이었다. 당시 사고 이후 회사가 폐업하면서 '일실수입' 계산이 불분명해진 게 쟁점이었는데, 대법원은 이를 '동종업체' 기준으로 계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피해자의 예상 소득을 계산하는 것에 대한 '기준'을 하나 세웠다. "현실적으로 얻을 수 있는 구체적이고 확실한 소득의 증명이 아니라 합리성과 객관성을 잃지 않는 범위 안에서의 상당한 개연성이 있는 증명이면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이번 피해 연습생들의 재산적 손해(②)가 데뷔했을 때를 가정한 불확실한 미래 수익을 예측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합리적이고 객관성을 잃지 않는 범위에서 상당한 개연성 있는 이익"이라고 본 변호사들의 근거다.
다소 다른 의견도 있었다. MZ 엔터테인먼트 설립에 참여한 조석근 변호사는 "일부분은 인정받을 수 있겠지만, 기존 멤버와 단순 비교하는 방식은 어려워 보인다"고 했다.
그 이유로 "데뷔를 한다고 해서 바로 확정되는 수익이 아니라 미래의 막연한 기대수익이라는 점에서 그렇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맺은 계약 등을 통해 재산상 손해(②)를 어느 정도 특정할 순 있겠지만, 일률적으로 비교하는 방식은 합리적이지 않고, 객관성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였다.
다만, 위자료(①)만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1인당 5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가 인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건이 "대국민 사기라고 부를 정도로 비난 가능성이 높고, 피해 연습생이 투자한 시간과 노력, 다른 기회의 상실 등을 정신적 손해로 최대한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