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 직후 소주 들이켠 배우 이재룡⋯처벌 피하려다 '더 큰 죄' 덮어쓴다
음주 뺑소니 직후 소주 들이켠 배우 이재룡⋯처벌 피하려다 '더 큰 죄' 덮어쓴다
사고 직후 식당 찾아 50분간 술 마셔
대법원 위드마크 판례 역이용한 '술타기' 수법

배우 이재룡이 사고가 일어난지 20분 만에 식당을 찾아 50여분간 술을 마시는 이른바 '술타기 수법'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합뉴스
음주 사고를 낸 직후 식당으로 달려가 소주부터 들이켠 배우 이재룡이 대중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3월, 배우 이재룡은 서울 강남구 청담역 인근에서 승용차를 몰다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도주했다. 그는 사고 발생 불과 20분 만에 신사동의 한 식당을 찾아 약 50분 동안 화요 소주를 연거푸 마셨다.
2시간 뒤 지인의 집에서 체포된 그는 당초 음주 사실을 부인하다 "소주 4잔을 마시고 운전했고, 중앙분리대를 살짝 접촉한 줄 알았다"며 말을 바꿨다. 이는 경찰의 음주 측정을 무력화하기 위한 전형적인 '술타기 수법'이다.
대법원 판례 악용한 '술타기', 음주운전 무죄 노린 치밀한 꼼수
이들이 사고 직후 다급하게 술잔을 찾는 이유는 명확하다. 대법원의 확립된 증명 원칙을 역이용하기 위해서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운전이 끝난 후 추가로 술을 마신 경우 시간 경과에 따른 알코올 분해를 계산하는 위드마크(Widmark·혈중알코올농도 추산 방식) 공식만으로는 운전 당시의 정확한 혈중알코올농도를 확정할 수 없다.
운전 종료 후 마신 술이 측정치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객관적으로 분리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즉, 운전 시점의 음주 수치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할 수 없게 만들어 처벌망을 빠져나가는 수법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에서 검찰은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이재룡의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추가 음주는 독립된 범죄… '음주측정방해죄'로 별도 가중처벌 대상
그렇다면 법은 이 같은 기만행위를 지켜보고만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별도의 무거운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2025년 6월 4일부터 정식 시행된 개정 도로교통법은 경찰의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도주 후 추가로 술을 마시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음주측정방해죄'라는 독립된 범죄가 성립되어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설령 검찰이 음주운전을 불기소했더라도 안심할 수 없다. 사고 후 미조치(뺑소니) 혐의와 신설된 음주측정방해죄가 실체적 경합 관계에 놓여 형량이 대폭 가중될 수 있다.
법원 역시 판결을 통해 "술타기 수법은 법에 순응하지 않은 것으로 일반적인 범죄보다 죄질이 더 나쁘다"며 양형에서 폭넓게 불리한 사유로 엄벌하고 있다.
꼼수로 눈앞의 위기는 넘겼을지 몰라도, 더 무거운 법의 철퇴가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