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하게 한 뒤 성폭행⋯피해자 방치해 사망하게 한 소년범들의 민사상 책임
술에 취하게 한 뒤 성폭행⋯피해자 방치해 사망하게 한 소년범들의 민사상 책임
강간치사·특수준강간·불법촬영⋯평균 나이 16.5세가 저지른 범행
재판부 "자기 행위에 따르는 책임, 알 수 있었던 나이"
가해자와 가해자 가족들에게 손해배상 책임 인정

한 고등학생에게 치사량의 술을 먹이고, 성폭행을 해 죽게 만든 가해자들의 평균 나이는 16.5세에 불과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4년 전, 전남 영광에서 한 고등학생이 숨진 채 발견됐다. 피해 학생을 죽게 만든 가해자들은 강간치사와 특수준강간,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로 법정에 섰다.
이처럼 끔찍한 강력범죄를 저지른 가해자 4명의 나이는 만 15세에서 17세에 불과했다. 가해자가 미성년자였기에 '소년법'이 적용됐고, 처벌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죄질이 나빠 소년재판이 아닌 일반 형사재판을 받았음에도 그랬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소년에 대한 형)
② 특정강력범죄를 범한 소년에 대하여 부정기형(不定期刑)을 선고할 때는 (⋯) 장기는 15년, 단기는 7년을 초과하지 못한다.
가장 무거운 처벌은 징역 9년. 재판 도중 성인이 된 가해자였다. 다른 가해자에겐 징역 장기 8년에 단기 6년이 선고됐고, 이 형은 지난 2020년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나머지 2명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그리고 이후, 법원은 가해자와 그 부모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했다. 위자료 총 4억원이었다.
사건 당시 숨진 피해 학생을 부검한 결과 혈중알코올농도는 약 0.4%로 의식 불명 수준이었다. 가해자 A군과 B군은 사전에 범행을 공모해, 피해자에게 1시간 반 동안 소주 3병을 먹이고 의식을 잃게 만들었다. 그리고 성폭행을 했다. 이후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피해자를 모텔에 버리고 나왔고, 그곳에서 피해자는 사망했다.
검찰은 이들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치사 등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을 맡은 광주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송각엽 부장판사)는 의도적으로 술을 마시게 해 피해 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는 인정했지만, 사망 가능성을 예상하고도 방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 '치사' 혐의는 인정하지 않았다.
이에 지난 2019년 A군에게 장기 5년에 단기 4년 6개월, B군에게는 장기 4년에 단기 2년 6개월 등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또한, 사건 발생 한 달 전 A군과 함께 피해 학생을 대상으로 또 다른 성범죄를 저질렀던 C군과 D군에게는 각각 장기 4년에 단기 2년 6개월,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에서는 '치사' 혐의가 인정되며 형량이 올라갔다.
2심을 맡은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김태호 부장판사)는 그 근거로 △범행 과정에서 아무런 움직임이 없고 의식불명인 피해 학생을 보고도 별다른 조치 없이 범행 현장을 나갔고 △피해 학생과 연락이 되지 않자 후배에게 전화해 '죽었을지도 모른다, 가서 확인해봐라'는 취지의 통화를 한 점을 들었다.
또한, 사망 소식을 전해 들은 A군 등이 '강간 살인'에 대한 형량을 찾아본 것으로 알려지며 충분히 피해 학생이 사망할 수도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김 부장판사는 A씨에게 징역 9년을, B군에게 장기 8년에 단기 6년을 선고했다. C군과 D군은 징역형의 집행유예였다. 이후 대법원도 지난 2020년 2월, 2심의 형을 확정했다.
그리고 이어진 민사 소송. 우리 민법은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법원은 "(가해자들이) 미성년자였지만 자기 행위에 대한 책임을 변식할 능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각자의 부모와 연대해 유족에게 손해배상을 하라"고 판결했다. 미성년자였다는 사실만으로 배상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는 결정이었다.
1심을 맡은 광주지법 제13민사부(재판장 송인경 부장판사)는 "피해자에게 술을 먹이고 집단 성폭행 등 범행을 한 것은 고의에 의한 위법행위"라며 "사망한 피해자와 그로 인해 정신적 충격을 받은 유족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 과정에서 가해 학생 측의 과실상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 학생이 가해 학생들과 함께 자주 술을 마시며 어울렸으며 스스로 모텔에 왔으니 "피해자 측에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 송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불법 행위(성폭행 등)를 유발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난 2020년 11월, 피해자가 사망하지 않았다면 평생 벌 수 있었을 일실수입을 비롯해 정신적 위자료 등을 모두 지급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가해자 A·B군과 그 부모들은 총 3억원을, 가해자 C·D군과 부모들은 총 1억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하지만 "위자료가 부당하다"며 항소했던 가해자들. 지난 2021년 6월, 광주고법 제3민사부(재판장 이창한 부장판사)는 "불법행위 중대성과 피해자 나이 등을 고려하면 원심이 정한 위자료는 과다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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