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각 온댔잖아요" 레스토랑 갔더니 허공 등장⋯변호사들 "단순 실수 아닌 사기"
"허각 온댔잖아요" 레스토랑 갔더니 허공 등장⋯변호사들 "단순 실수 아닌 사기"
레스토랑 측 "지인 섭외 실수" 해명
허각 초상권 침해 및 소비자 기망 등 법적 책임 불가피

경기 남양주의 한 레스토랑이 오픈 행사에 가수 허공을 섭외해 놓고 허각의 이름과 사진을 홍보에 사용해 논란이 됐다. /스레드 캡처
"유명 가수 허각이 온다"는 대대적인 홍보를 믿고 예약금까지 내며 레스토랑을 찾은 팬들. 하지만 당일 무대에 오른 사람은 허각이 아닌 그의 쌍둥이 형 가수 허공이었다.
최근 경기 남양주시의 한 레스토랑이 오픈 행사에 허공을 섭외해 놓고 무단으로 허각의 이름과 사진을 홍보에 사용해 뭇매를 맞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레스토랑 측은 "지인의 말을 믿고 현수막을 걸었는데 이틀 전에야 섭외 불발 통보를 받았다"며 "당일 취소 사실을 알리지 않고 진행한 것은 명백한 실수"라고 사과했다.
과연 법의 잣대로도 이를 단순 실수로 볼 수 있을까.
법적으로 단순 실수 아냐⋯"고의적인 기망 행위"
법적 평가는 레스토랑 측 해명과 사뭇 다르다. 이들의 행위는 단순한 업무상 실수를 넘어 다분히 고의적인 꼼수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
유명인의 사진과 이름을 무단으로 상업적 홍보에 사용하는 행위 자체만으로 초상권과 성명권 침해에 해당한다. 우리 민법은 이를 불법행위로 규정해 손해배상 책임을 묻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행사 당일의 대처다. 레스토랑 측은 이틀 전 섭외 불발을 인지했음에도 허각의 홍보물을 그대로 방치했고, 현장에서는 "허각이 곧 올 것"이라고 안내했다.
법적으로 이는 소비자를 속이려는 명백한 기망 행위로 평가될 수 있다. 레스토랑 스스로도 "도저히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그대로 진행했다"고 인정한 만큼, 소비자를 속이려는 의도를 자인한 셈이다.
허각 소속사 "법적 조치 예고"⋯청구 가능한 법적 수단은?
허각 측이 본격적인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레스토랑은 무거운 책임 추궁을 피하기 어렵다.
우선 허각은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본인이 전혀 관여하지 않은 행사에 이름이 오르내리며 불필요한 오해와 비난을 받은 만큼, 정신적 손해(위자료)는 물론 통상적인 초상·성명 사용료에 해당하는 재산적 손해액을 요구할 수 있다.
또한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을 근거로 영업 행위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도 가능하다.
다만, 형사상 사기죄를 직접 묻기는 까다롭다. 사기죄는 재산을 뺏긴 직접적인 피해자가 성립 요건인데, 허각은 돈을 뜯긴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허위·과장 광고로 신고하는 우회적인 압박 카드를 쓸 수 있다.
'진짜 피해자' 소비자와 허공의 법적 대응은?
레스토랑 꼼수에 속아 지갑을 연 소비자들은 직접 사기죄 고소가 가능하다.
대법원은 과거 유사한 허위 광고 사례에서 "상술 정도를 넘은 사기죄의 기망행위"를 인정한 바 있다(대법원 2001도5789 판결 등).
허각의 출연을 굳게 믿고 예약금이나 교통비 등을 지출했다면, 이를 근거로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신고하는 것도 소비자들의 정당한 권리다.
그렇다면 본의 아니게 동생 행세를 한 꼴이 된 쌍둥이 형 허공은 어떨까. 허공은 정상적인 섭외 절차를 밟았기에 직접적인 재산 피해자로 보기는 어렵다.
하지만 레스토랑의 허위 홍보로 인해 소비자들이 자신을 허각으로 착각하게 만들어 사회적 평가나 예술적 평판이 훼손됐다면, 명예훼손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해 볼 여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