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자형 → X자형 → O자형' 2번의 다리 교정 수술, 9년의 '비극'
'O자형 → X자형 → O자형' 2번의 다리 교정 수술, 9년의 '비극'
다리교정 수술 두 번이나 거쳤으나, 원래대로 다시 돌아온 다리
변호사들 "소멸시효 문제 될 수 있지만⋯의료과실로 보여"

O자형 다리 때문에 고민이 많던 A씨는 큰 결심을 했다. 휜다리 교정술을 받기로 했다. 수술이 끝나면 곧게 뻗은 다리를 갖게 될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비극의 시작이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돈 내고 받은 수술 때문에 뼈 잃고, 병까지 얻었습니다."
9년 전 한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A씨의 하소연이다. 당시 O자형 다리 때문에 고민이 많던 A씨는 큰 결심을 했다. 휜다리 교정술을 받기로 했다. 수술이 끝나면 곧게 뻗은 다리를 갖게 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기껏 수술을 받았더니, 이번엔 다리가 X자형으로 휘고 말았다.
충격으로 다니던 학교도 그만두고, 우울증에 시달리게 됐다. 병원에서는 "무료로 재수술을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런데 A씨의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재수술을 했더니 이번엔 다리가 원래 O자형 다리로 돌아왔다. 힘겹게 2번의 수술을 했지만 하나 마나 한 셈이 된 것이다.
A씨는 가슴에 한이 맺혔다. "(핀을 박느라 훼손된) 골반뼈만 잃고 나아진 게 없다"며 "우울증 때문에 하루에 4번씩 약을 먹고 있다"고 호소한다. 변호사 4명이 사안을 검토해봤다.
변호사들은 "의료과실로 보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법가의 노준선 변호사는 "최초 수술부터 의료과실이 발생한 사안으로 보인다"며 "병원에서 무료로 재수술을 제안한 점 역시 병원 측이 어느 정도 과실을 인지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선린의 이학민 변호사도 "의료과실로 보인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이어 "재수술에도 불구하고 다리가 휘어있는 상태로 돌아가 버린 사실은 의료과실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며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무법인 법승의 이금호 변호사도 "치료비와 정신적 피해에 대한 위자료, A씨의 피해 정도에 따라서는 노동력 상실에 대한 손해액도 함께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다움의 이성준 변호사 역시 "수술 자체에 대한 문제, 수술을 진행할 때 적정 수준을 넘어 과하게 교정했을 가능성, 의사의 설명 의무 위반 등의 문제를 지적할 수 있겠다"고 밝혔다.
다만 변호사들은 "소멸시효가 문제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처음 받은 수술이 9년 전에 이루어졌다는 측면에서다.
우리 법(민법 제766조)은 손해배상청구권에서 '소멸시효(消滅時效)'를 규정하고 있다.
소멸시효란 어떤 사람이 일정 기간 권리(손해배상 청구권)를 행사하지 않았을 때, 그 권리가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일정 기간이란 ①피해자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②불법행위를 한 날부터 10년이다. 두 경우를 모두 지켜야 시효가 소멸하지 않는다.
A씨는 9년 전에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①번에 의해, 소멸시효가 이미 지났다고 단정할 수 있을까. 그렇진 않다. 변호사들은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청구는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리 법원은 의료사고의 경우 '①손해를 안 날'의 의미를 피해자 입장에서 유리하게 해석한다. 실제 장애판정을 받는 등 구체적으로 피해자가 후유 장해의 정도를 알았을 때 법적으로도 '피해자가 알았다'고 인정하고 있다.
지난 1994년 대법원은 해당 의미에 대해 "의료사고의 경우 일반인으로서는 의사에게 과실이 있는지 여부 및 과실과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여부 등을 쉽게 알 수 없다"며 병원 측의 소멸시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②불법행위를 한 날'에 대해서도 A씨는 문제 되지 않는다. 해당 날짜는 의료과실 등 행위가 있었던 날을 의미하지 않는다. 실제로 손해가 발생한 날을 가리킨다. A씨의 경우 수술 직후에 다리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더라도, 아직 10년이 지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