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가 교사죄?"... 전광훈, '종교적 가스라이팅' 법적 책임 따질 첫 사례
"설교가 교사죄?"... 전광훈, '종교적 가스라이팅' 법적 책임 따질 첫 사례
'교사의 고의'와 '범죄 결의' 인과관계 입증 난제,
종교적 심리 지배가 형법상 '교사' 수단 될까

발언하는 전광훈 목사 / 연합뉴스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발생한 폭력 난동 사태의 배후 혐의를 받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11월 18일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경찰청 안보수사과는 전 목사를 특수건조물침입 및 특수공무집행방해 교사 등 혐의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전 목사는 올해 1월 19일 시위대의 서부지법 난입을 부추긴 혐의를 받는다. 특히 신앙심을 내세워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를 하고, 측근과 보수 유튜버들에게 자금을 지원해 범행을 교사했다는 것이다.
경찰 출석 전 취재진 앞에 선 전 목사는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하며 "서부지법 사태는 우리와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목사가 설교할 때 성경에 감동받고 은혜를 받는 게 어떻게 가스라이팅이냐"고 반문하며 책임을 난동 주도자들에게 돌렸다. 또한 난동 피의자에게 영치금을 보낸 의혹과 난동에 가담한 '특임전도사'와의 관계 역시 "은퇴한 목사는 '개털'"이라며 전면 부인했다.
수사에 대해서는 '정치적 배후'를 주장하며 "바람이 불기도 전에 경찰이 드러누웠다. 대한민국이 망했다"고 고성을 높였다.

'교사' 성립의 법적 문턱: '심리적 지배'가 정범의 '범죄 결의'로 이어졌나
전 목사에게 적용된 특수공무집행방해 교사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법리적으로 매우 까다로운 요건들을 충족해야 한다. 법조계의 분석에 따르면, 핵심 쟁점은 '전광훈 목사의 행위'가 '난동 가담자들의 범죄 실행 결의'를 유발했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다.
쟁점 1. 교사범 성립을 위한 '엄격한 증명'
교사범은 정범으로 하여금 범죄를 결의하게 하여 그 죄를 범하게 한 때에 성립한다. 교사자의 행위는 정범에게 범죄의 결의를 가지게 할 수 있는 것이면 수단에 제한이 없으나, 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엄격한 증명이 요구된다.
입증되어야 할 사항:
- 난동 참가자들(정범)의 특수공무집행방해죄 성립
- 전 목사의 교사행위 존재 (명시적 또는 묵시적 교사)
- 전 목사의 교사의 고의 (정범들이 범죄를 범할 것을 인식하고 그러한 결의를 생기게 하려는 의사)
교사행위와 정범들의 실행행위 사이의 인과관계
전 목사 측이 "원래 광화문 단체가 아닌 다른 데서 소리 지르는 애들"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범들이 이미 범죄 결의를 가지고 있었다는 뜻으로, 이 경우 교사범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는 법리를 염두에 둔 주장이다.
그러나 법원은 교사행위가 이미 가진 범죄 결의를 강화하거나 촉진한 경우에도 교사범 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
쟁점 2. 종교적 '가스라이팅'의 형법상 평가
가장 첨예한 법적 쟁점은 '신앙심을 이용한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가 형법상 교사의 수단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다.
법원은 교사의 수단 방법에 제한이 없다는 점을 들어, 심리적 조작을 통한 간접적·묵시적 방법도 교사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종교적 권위를 이용한 가스라이팅을 통해 교사범 성립을 인정한 실무 사례(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3고합56 판결)도 존재한다.
교사행위 인정 경계선:
- 내용과 정도: 설교나 발언이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특정 범죄행위를 지시하거나 선동하는 내용에 이르렀는지.
- 관계: 설교자가 청중에 대하여 심리적 지배력을 행사할 수 있는 관계인지.
- 한계 일탈: 종교적 행위가 전통적 관습이나 통상적인 종교행위의 범주를 현저히 벗어났는지.
따라서 수사기관은 전 목사의 설교나 발언의 내용과 정도, 목사와 신도 간의 지배·종속 관계 등을 간접사실을 통해 종합적으로 입증해야 하는 난제를 안고 있다.
영치금 지원이나 특임전도사 연루 여부 등은 이러한 교사 행위와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간접사실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교사범 입증, '제반 사정 종합 고려'가 핵심
전 목사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교사죄의 성립 여부는 정범들의 실행행위와 전 목사의 교사행위(설교, 자금 지원, 심리적 지배 등) 사이의 객관적인 인과관계를 엄격하게 입증하는 것에 달려있다.
특히 정범들이 이미 범죄의 결의를 가졌는지 여부, 그리고 전 목사의 행위가 그 결의를 생기게 하거나 강화했는지 여부를 교사자와 피교사자의 관계, 교사행위의 내용 및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는 것이 최종적인 쟁점이 될 전망이다.
경찰은 전 목사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신병 처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한국 현대사 속 종교적 심리 지배가 형사법적 책임을 묻는 '교사' 행위로 평가될 수 있을지, 법원의 판단에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