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시중 은행의 대출을 막는 게 가능한가요? 네, '대출 총량제'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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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시중 은행의 대출을 막는 게 가능한가요? 네, '대출 총량제' 때문입니다

2021. 08. 24 16:38 작성
강선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mea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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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우리·SC제일은행⋯줄줄이 주택담보 대출 중단·축소 계획 밝혀

금융당국에 연초 약속했던 '대출 한도 목표액' 초과하면서 벌어진 일

24일, NH농협은행이 주택담보 가계대출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오는 11월까지는 부동산 매매 대출은 물론, 전세자금 대출도 불가능하다. 초유의 대출 중단 선언에는 '대출 총량제'가 그 원인이 됐다. /게티이미지⋅농협중앙회 홈페이지⋅셔터스톡⋅편집 조소혜 디자이너

24일, NH농협은행이 주택담보 가계대출을 오는 11월까지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부동산 매매를 위한 대출뿐 아니라 전세자금 대출 등도 제한 대상이다. 이번 대출 중단 조치는 농협중앙회와 전국 1118개 지역 농·축협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일부 은행에서도 대출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모양새다. 우리은행은 오는 9월까지 신규 전세자금 대출을 중단하기로 했고, SC제일은행도 일부 주택담보 대출에 제한을 둔다고 밝혔다.


가계대출 중에서도 주택담보 대출은 사람들의 주거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 지난주 대출 중단 소식이 전해진 후, 제한을 하루 앞둔 지난 23일에는 시중 은행에 대출 문의가 쇄도하기도 했다.


그런데, 왜 은행들은 갑자기 강력한 대출 중단을 선언한 것일까? 그 원인은 금융당국이 관리하는 '대출 총량제'에 있다.


대출 한도부터 심사까지 금융당국 지도기준 따르는 은행들⋯어길시 경영 관리 받을 수도

흔히 은행이라고 하면 언제나 넉넉히 돈을 빌려줄 수 있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금융당국이 은행이 내줄 수 있는 가계대출의 총 한도를 일정 비율로 제한하기 때문이다. 바로 '대출 총량제'다.


이러한 대출 총량제는 정부가 부동산 투기 과열을 막기 위해 활용하는 대책 중 하나다. 은행의 대출을 막아야만, 부동산 투기에 쓰이는 자금줄도 제한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 비롯됐다.


은행이 금융당국과 약속한 대출 한도를 모두 쓰고 나면, 그때는 이번 농협은행처럼 대출 자체를 중단하거나 대출 심사 문턱을 높여 수급을 조절하게 된다.


법적 근거도 있다. 우리 은행법 제34조는 시중 은행들이 금융위원회가 정한 경영지도 기준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이때 주택담보 대출 리스크 관리 역시 금융위원회의 경영지도 대상에 포함돼 있다.


은행업감독규정 제29조의2는 은행이 주택 관련 담보대출을 취급할 때, 금융당국이 정한 기준에 따라 대출 리스크를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이 조항을 통해 금융당국은 ▲대출 취급과 연장 ▲소득 대비 대출 상환비율(DTI) ▲담보 인정 방법 등 대출 정책 전반을 관장한다.


만일 은행이 금융당국이 정한 경영지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이익 배당을 제한하는 등 경영 개선에 필요한 조치를 요구할 수도 있다(은행법 제34조 제4항). 은행들이 금융당국과의 '약속'을 준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3분기 만에 연간 대출 한도 넘어선 농협⋯'대출 전면 중단' 극약처방 불가피했다

은행들이 매년 제출하는 '가계대출 관리 계획'도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조치 중 하나다. 올해 은행들은 전년에 빌려줬던 가계대출에서 5~6%만큼만 추가로 대출을 하겠다고 약속한 상태였다.


그런데, 농협은행은 이미 3분기에 전년 대비 7%가 넘는 가계대출을 실행했다. 1년 동안 나눠서 빌려줬어야 하는 대출금이 일찌감치 소진된 것. 결국 농협은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던 주택담보 대출의 경우 "대출 중단"을 선언하며 관리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지난 23일, 금융위원회 역시 "농협이 대출을 중단한 건, 은행에서 자체 수립했던 연중 목표치(대출 한도)를 초과한 데 따른 관리 조치"라고 덧붙였다. 이어 "아직 대출 한도를 채우지 않은 타 은행들까지 대출 전면 중단 사태가 번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압박과 농협은행의 초강수 행보를 지켜본 시중 은행들은 이미 대출 옥죄기에 들어갔다. 농협은행과 함께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출 관리 지적을 받았던 카카오뱅크도 신용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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