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국 안 가' 구금 317명 중 1명…그가 남은 이유 밝혀졌다
미국 '한국 안 가' 구금 317명 중 1명…그가 남은 이유 밝혀졌다
316명은 귀국길, 영주권자 1명은 왜 '남겠다' 했나?

ICE 구금시설 나서는 한국 근로자들 / 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된 한국인 317명. 대부분이 한국으로 돌아가는 전세기를 탔지만, 단 한 명은 '한국에 가지 않겠다'는 선택을 해 주목받고 있다.
그를 제외한 나머지 316명은 자진 출국 형식으로 풀려나 11일 귀국길에 올랐다.
미국에 남기로 결정한 A씨는 단순 방문 자격으로 미국에 있던 다른 한국인들과 달랐다. 바로 미국 영주권자 신분이라는 점이다. 그의 이번 선택은 단순한 개인의 결정을 넘어 미국 내 불법 체포·구금의 법적 쟁점을 공론화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리한 단속" vs "법적 절차" 엇갈린 선택의 기로
현지 외교가에 따르면, 이번에 체포된 한국인 317명 중 영주권자인 A씨를 제외한 대부분은 전자여행허가(ESTA)나 단기상용(B-1) 비자 소지자였다. 이들은 불법 취업 의혹을 받자 자진 출국을 택하며 법적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미국 정부 역시 자진 출국자들에게 추후 불이익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A씨는 상황이 달랐다. 영주권자로서 미국에 가족이 있는 그에게 자진 출국은 큰 의미가 없었다. 더 중요한 것은 그의 법적 선택이 가진 무게다. 그는 ICE의 이번 단속이 '무리한 단속'이라고 판단하고,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자진 출국을 포기했다.
이 같은 그의 결정은 법조계의 분석과도 일치한다.
자진 출국을 하지 않아야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합법적 신분으로 활동했는데도 불법 체포·구금으로 피해를 봤다면, 미국 법체계에서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이는 단순히 개인의 권리 구제를 넘어 유사한 상황에 처한 다른 외국인들에게도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불법 체포·구금, 과연 승산 있을까?
A씨의 법적 대응은 쉬운 싸움이 아니다. 특히 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 각종 행정명령을 통해 ICE의 활동 범위가 크게 확대된 만큼, 법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하지만 미국 법원 역시 불법 체포·구금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인정하는 판례를 형성해왔다. 과거 City of Riverside v. Rivera(1986) 사건에서 미 연방대법원은 합리적 근거 없이 영장 없이 체포한 경찰관에게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바 있다.
또한, Zadvydas v. Davis(2001) 사건에서는 추방 절차상 구금과 관련하여 중요한 판례를 남기는 등 외국인 인신보호에 대한 사법적 구제수단이 존재한다.
미국 법원은 국제법과 국내법이 충돌할 경우 국내법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외국인불법행위법(Alien Tort Statute) 등을 통해 외국에서 발생한 인권침해에도 관할권을 행사할 정도로 외국인 권리 보호에 점차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A씨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모두의 '미래'를 건 한 사람의 외로운 싸움
A씨의 소송 결과에 따라 이번에 자진 출국한 316명도 향후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여지가 생길 수 있다. 그의 법적 투쟁은 단순히 개인의 억울함을 푸는 것을 넘어, 미국 이민 당국의 단속 관행에 경종을 울리고 미국 내 외국인들의 법적 지위를 재확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소송 과정에서 영주권자로서의 지위 유지 여부 등 개인적인 위험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씨가 '한국에 가지 않겠다'고 결심한 것은 그가 처한 상황이 단순히 불법 취업이 아닌, 부당한 구금이라는 강한 믿음 때문일 것이다.
모두의 시선이 한 사람의 외로운 싸움에 집중되고 있다. 과연 그는 이길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