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크로아티아 보내줄게" 축구 유망주 꿈 짓밟고 1억 뜯어낸 '악질 브로커'
[단독] "크로아티아 보내줄게" 축구 유망주 꿈 짓밟고 1억 뜯어낸 '악질 브로커'
재판부, 상습 사기꾼에 징역 2년 6개월 선고
![[단독] "크로아티아 보내줄게" 축구 유망주 꿈 짓밟고 1억 뜯어낸 '악질 브로커' 기사 관련이미지](https://d2ilb6aov9ebgm.cloudfront.net/1751857597992980.png?q=80&s=832x832)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유럽 프로축구 무대를 꿈꾸던 유망주들의 희망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해외 유명 구단 입단을 미끼로 선수와 학부모들에게 1억 4천만 원이 넘는 돈을 뜯어낸 남성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그는 과거에도 대학 입시와 해외 유학을 빌미로 같은 수법의 사기 행각을 벌여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음에도, 또다시 절박한 이들의 꿈을 자신의 돈벌이 수단으로 삼았다.
크로아티아 2부 리그, 독일 진출까지…달콤했던 거짓말
의정부지방법원 임태연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씨는 공범 B씨와 함께 스포츠 매니지먼트 회사 소속 직원인 척 행세하며 축구 선수와 그 부모들에게 접근했다.
이들의 수법은 치밀했다. 2022년 2월, 이들은 피해자 C씨의 아들 D군에게 "크로아티아 2부 리그 팀에 입단시켜 주고, 한 달 용돈으로 50만~100만 원을 받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숙식비 1,400만 원, 매니저 비용 1,400만 원 등 총 3,000만 원의 계약금을 요구했다.
또 다른 피해자 E씨의 아들 F군에게는 더 구체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 "크로아티아 2부 리그 팀에서 시즌을 마친 뒤, 곧바로 독일 프로 구단으로 옮기게 해주겠다"며 계약금 5,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당시 A씨 등은 어떤 해외 프로 구단과도 입단 협의가 되어 있지 않았고, 선수들을 입단시킬 의사나 능력도 전혀 없었다.
"왜 왔느냐, 돌아가라" 현지에서 마주한 현실
선수와 가족들은 A씨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다. 하지만 아들의 미래를 위해 어렵게 마련한 돈은 A씨와 공범의 개인 채무를 갚거나 도박 자금으로 탕진됐다.
실제로 A씨의 말을 믿고 크로아티아로 떠났던 선수들이 마주한 것은 축구장이 아닌 냉혹한 현실이었다. 판결문에 따르면, 당시 선수들과 동행했던 관계자는 법정에서 "현지 에이전트라는 사람에게 연락했더니, 피고인이 말한 스케줄은 금시초문이라며 '왜 왔느냐, 돌아가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증언했다.
재판부 역시 "피고인이 언급하는 크로아티아 에이전트나 스포츠 디렉터가 실존하는 인물인지조차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알고 보니 '상습범'…대학 입시부터 축구 유학까지 '꿈'만 노렸다
A씨의 사기 행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는 과거에도 비슷한 범죄로 이미 두 차례나 법의 심판을 받았다.
2020년에는 "아들을 체육학과에 입학시켜주겠다"고 속여 5,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심지어 2022년에는 크로아티아에 있는 다른 유학생에게 접근해 "축구 선수의 꿈을 이뤄주겠다"며 그 어머니로부터 2,200만 원을 편취해 벌금형을 받기도 했다. 집행유예 기간 중에도, 그리고 벌금형을 받은 뒤에도 그의 '꿈 사냥'은 멈추지 않았던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피해자들은 경제적 손해를 보았을 뿐만 아니라, 자녀들이 축구를 함에 있어 시간, 경력, 입지 등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고 질타하며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피고인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됐지만, 유망주들의 잃어버린 시간과 꺾여버린 꿈은 그 어떤 것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다. 절박한 꿈을 이용하는 파렴치한 범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참고] 의정부지방법원 2023고단1004, 2024고단1017(병합) 2023초기628, 2024초기1577 판결문 (2025. 1. 15.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