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변 보호' 여성 또 살해…"같은 건물 살아서 분리 못해" 경찰의 말, 변호사가 보기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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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변 보호' 여성 또 살해…"같은 건물 살아서 분리 못해" 경찰의 말, 변호사가 보기엔?

2022. 06. 09 19:09 작성2022. 06. 09 20:14 수정
홍지희 인턴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jh.hong@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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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근금지 등 긴급응급조치 할 수 있지만⋯실효성 지적

더구나 같은 건물 살았다면 "현실적으로 접근금지 어려웠을 것"

더 강한 조치 할 수 없었을까? 가능은 했지만 너무 오래 걸린다

스토킹 피해로 인해 경찰로부터 신변 보호를 받는 피해자가 같은 건물에 살던 가해자에 의해 살해됐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신변 보호를 받던 스토킹 피해자가 또 살해됐다. 지난해 12월,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의 모친을 살해한 '이석준 사건'에 이어 또다시 신변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가 살해되기 전날, 가해자 A씨는 건물에서 마주친 피해자를 가로막으며 욕을 하고 위협을 가했다. 이후 A씨는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다. 그러면서 경찰은 피해자에게 연락하지 말라고 경고만 하고 체포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A씨와 피해자가 같은 건물에 살고 있었다는 것. 그렇다면, 더 적극적인 경찰의 개입이 있었어야 했던 것 아닐까.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건물에 살아 조치가 어려웠다"

스토킹처벌법에 따르면 경찰은 스토킹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 100m 내 접근금지 등 긴급응급조치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이번 경우처럼 피해자와 가해자가 같은 건물에 살고 있다면 이 같은 조치를 하기엔 어려웠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새서울의 민고은 변호사는 "위반해도 과태료 부과에 그치는 긴급응급조치인 접근금지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이 있다"고 근본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경우처럼 같은 건물에 산다면) 본인의 집에서 나가도록 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현실적으로 그러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법률 자문
(왼쪽부터) '법무법인 새서울'의 민고은 변호사,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옥민석 변호사,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 / 로톡DB⋅로톡뉴스DB
(왼쪽부터) '법무법인 새서울'의 민고은 변호사,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옥민석 변호사,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 /로톡DB⋅로톡뉴스DB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옥민석 변호사 역시 "같은 건물에 거주하는 상황에서 100m 접근 금지 조치를 하기엔, 사실상 생활 터전에서 내쫓는 결과가 되므로 경찰 측에서도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봤다.


법률사무소 원탑의 권재성 변호사도 "피해자가 스토킹 피해로 신변 보호를 받는 와중에 위협받았다면 더 적극적인 보호가 필요했던 상황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다만, "같은 건물 혹은 인근에 거주하고 있다면 접근금지 처분을 내리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다.


"피의자(A씨)와 피해자가 같은 빌라의 1층과 3층에 거주해 (관련 조치를 하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는 경찰의 설명과 같은 맥락이다.


피해자 보호를 위해 더 강한 조치를 취할 수는 없었을까

그렇다고 하더라도, 가해자인 A씨를 적극적으로 분리할 수는 없었던 걸까. 스토킹처벌법에 따르면, 스토킹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해자를 경찰서 유치장 또는 구치소 등에 유치할 수도 있다(제9조 제1항 제4호). 강도 높은 조치이지만, 절차가 복잡하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민고은 변호사는 "잠정조치는 검사가 청구하거나 또는 경찰이 신청하면 검사가 이를 청구해 법원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단기간에 이뤄지기는 어려운 절차"라고 했다.


권재성 변호사 역시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그러면서 "유치장이나 구치소에 가둬두려면 범죄의 위험성이 높고 피해자 보호 필요성이 높아야 하는 등 신청 요건이 엄격한 편"이라고 했다.


스토킹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스토킹처벌법. 하지만 당장 가해자를 분리해 보호하기엔, 아직 부족한 것이 현행법상의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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