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돌아가셨는데 대타 구하고 가라는 원장, 법적으로 문제 있다
아빠 돌아가셨는데 대타 구하고 가라는 원장, 법적으로 문제 있다
대체인력 확보는 사장 의무
결근 이유로 불이익 주면 명백한 부당해고

직원 A씨가 원장에게 보낸 메시지. /온라인 커뮤니티
새벽 1시 42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알린 직원에게 2분 만에 돌아온 원장의 답변이 많은 이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메시지 캡처 사진이다. 직원 A씨는 원장에게 "아빠가 돌아가셨단 연락을 방금 받아서 내려가고 있어요. 죄송하지만 출근이 힘들 것 같습니다"라고 보냈다. 시각은 토요일 새벽 1시 42분. 그러자 2분 뒤 원장은 "갑자기 그렇게 말하면 어떡해요. 내일 오전에 예약이 많은데. 대타 구하고 갈 수 없어요?"라고 답했다.
갑작스러운 비보에 경황이 없을 직원에게 '대타'부터 구하라는 원장의 요구, 법적으로 문제는 없을까.
대체 인력, 직원이 아니라 사장이 구해야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대체 인력 확보 책임이 누구에게 있느냐다. 그 책임은 직원이 아닌 원장, 즉 사용자에게 있다. 직원의 경조사나 갑작스러운 사고 등 업무 공백이 생길 경우를 대비해 인력을 운용하는 것은 사업 경영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부친상과 같은 중대한 경조사 휴가는 근로자의 인간적 존엄성을 존중하고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다. 비록 근로기준법에 경조사 휴가가 명시적으로 규정돼 있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회사는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을 통해 직계가족 사망 시 최소 3일 이상의 유급 휴가를 보장하고 있다.
이러한 휴가 취지를 고려할 때, 비통에 빠진 직원에게 "대타를 구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휴가 제도의 의미 자체를 부정하는 행위나 다름없다.
부친상 결근은 무단결근 아냐… 불이익 주면 부당해고
혹시라도 A씨가 대타를 구하지 못하고 출근하지 않았을 때, 이를 무단결근으로 처리할 수 있을까. 이 역시 불가능하다.
대법원 판례는 "근로자가 회사 직원과 싸우다 다쳐 부득이하게 며칠 결근하면서 결근계를 내지 않았더라도, 회사 측에서 예측 가능한 상황이었다면 이를 문제 삼을 수 없다"고 본 바 있다(대법원 1989. 9. 29. 선고 88다카19804 판결). 하물며 예측이 불가능하고 중대한 사유인 부친상으로 인한 결근을 무단결근으로 보는 것은 법리적으로 맞지 않는다.
만약 원장이 A씨의 결근을 문제 삼아 월급을 깎거나 해고하는 등 불이익한 처우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는 명백한 부당해고 또는 부당한 징계에 해당한다. 이 경우 A씨는 관할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거나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권리를 되찾을 수 있다.
법 이전에 사람의 도리를 저버린 원장의 한마디는, 노동법의 가장 기본적 원칙인 근로자 인격 존중 의무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