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전계약서'만 믿었다간… 예비부부 위한 '특유재산' 완벽 방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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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전계약서'만 믿었다간… 예비부부 위한 '특유재산' 완벽 방어법

2025. 09. 02 14:0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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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부부재산약정 등기는 기본, 이혼 시 분할 막으려면 '신탁' 활용해야 실효성 높아져"

결혼전에 모은 내돈, 만약 이혼하더라도 100% 지켜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 조언을 들어본다./셔터스톡

결혼 전 모은 내 돈, 이혼해도 100% 지킬 수 있을까?

계약서 한 장만 믿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는 법률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올해 9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 A씨의 고민은 명확했다. 부모님이 보태주신 재산과 스스로 악착 같이 모은 돈을 법적으로 완벽히 '내 것'으로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었다.


과연 계약서 한 장으로 평생 일군 재산을 온전히 보호할 수 있을까. A씨의 질문에 다수 법률 전문가들이 답을 내놨다.


'미드'처럼 사인하면 끝? 혼전계약서의 배신


많은 이들이 미국 드라마에서처럼 변호사 입회하에 혼전계약서에 서명만 하면 모든 재산 관계가 정리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의 법정 현실은 사뭇 다르다.


유희원 변호사는 "특유 재산을 지키기 위한 혼전 계약서는 우리나라 정서상 아직 법원에서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재산분할을 해주지 않겠다"거나 "재산분할 권리를 미리 포기한다"는 식의 일방적인 조항은 법원에서 그 효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법원은 부부 관계의 형평성과 혼인 파탄 시 당사자의 생활 보장 등을 폭넓게 고려한다. 이 때문에 사적 계약이라는 이유만으로 재산분할 청구권 자체를 원천 봉쇄하는 약정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고 보아 무효로 판단할 가능성이 크다.


즉, 계약서가 존재하더라도 법원은 이를 '참고 자료' 정도로만 활용할 뿐, 그 내용에 구속되지 않는다는 의미다.


법전에 나온 '부부재산약정 등기', 효력은 어디까지?


그렇다면 법이 정한 공식적인 제도는 없을까. 민법 제829조는 '부부재산약정'과 그 '등기'에 대해 규정하고 있다. 부부가 혼인신고를 하기 전, 각자의 재산에 대해 약정을 맺고 이를 등기소에 등기하는 절차다.


김영호 변호사는 "부부재산약정을 맺고 등기할 경우, 혼인 중 배우자에게 빚이 생겨도 제3자(채권자)에 대해 내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 명의로 등기된 특유재산에 대해 배우자의 채권자가 강제집행을 할 수 없도록 방어막을 치는 효과다.


또한 이혼 시 재산분할 소송에서 해당 재산이 '부부 공동재산'이 아닌 '내 고유재산'이라는 점을 손쉽게 증명하는 강력한 증거가 된다. 하지만 이것이 재산분할 대상에서 100% 제외된다는 보증수표는 아니다.


김영오 변호사는 "이혼 시 재산분할과 관련된 내용은 법적 효력이 없고, 단지 소송 시 재판부가 참고할 수 있는 자료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배우자가 그 재산의 유지나 증식에 기여한 바가 있다면(예: 대출 이자 공동 부담, 가사노동을 통한 재산 유지 기여 등), 법원은 기여도를 인정해 일부를 분할하라고 판결할 수 있다.


계약서가 안 된다면? 변호사들이 입 모아 추천한 '이 방법'


부부재산약정 등기만으로는 불안하다면 더 확실한 방법은 없을까. 여러 변호사가 공통적으로 '신탁(信託)'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고연희 변호사는 "혼전계약서와 더불어 신탁을 결합해서 설계하면 질문자가 원하는 목적(특유재산 유지)을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신탁이란, 자신의 재산을 믿을 수 있는 수탁자(신탁회사 등)에게 맡기고 관리·운용하게 하는 법률관계다.


혼전재산을 신탁하게 되면 재산의 소유권이 형식적으로 수탁자에게 이전된다. 이렇게 되면 해당 재산은 부부 공동재산에 편입될 여지가 원천적으로 차단되어, 이혼 시 재산분할 논의에서 비켜날 가능성이 매우 커진다.


고 변호사는 "단순히 계약서를 등기하는 것보다 '신탁등기 → 신탁원부 작성 → 재산관리 구조 설계'라는 절차를 거치는 것이 훨씬 실효적"이라며 "비슷한 사례에서도 신탁을 활용한 경우 훨씬 안정적으로 재산을 지켜냈다"고 조언했다.


결혼 전 반드시 챙겨야 할 '내 재산 지키기' 4단계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혼전재산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단계별 전략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재산 목록을 명확히 작성해야 한다. 부동산, 예금, 주식 등 모든 혼전재산의 구체적 명세와 취득 경위를 증빙할 자료(등기부등본, 은행 거래내역 등)를 확보해야 한다.


둘째, 이를 바탕으로 '부부재산약정서'를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공증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 공증은 계약의 진정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셋째, 핵심 자산에 대해서는 '신탁 계약'을 적극 검토한다. 이는 재산을 분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게 하는 가장 강력한 법적 장치다.


넷째, 이 모든 절차는 반드시 '혼인신고 전'에 마쳐야 한다. 민법(제829조)은 부부재산약정이 혼인 성립 전에만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하급심 판결(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는 혼인신고 이후에 맺은 부부재산약정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은 사례도 있다.


결혼은 신뢰를 바탕으로 하지만, 때로는 명확한 재산 약정이 불필요한 오해와 갈등을 막고 서로의 관계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현명한 준비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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