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집 보일러 고장, 수리비는 집주인? 세입자? ‘이것’ 모르면 덤터기 쓴다
전셋집 보일러 고장, 수리비는 집주인? 세입자? ‘이것’ 모르면 덤터기 쓴다
"수리비는 세입자 몫" 포괄적 특약의 맹점
판례가 명시한 집주인의 수선의무와 동파 과실의 경계

보일러 등 주택의 주요 설비 수리 책임은 원칙적으로 임대인에게 있으나, 세입자의 과실이 명백하거나 특약으로 명시된 경우 책임 소재가 달라질 수 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겨울철 잦은 보일러 고장으로 발생하는 수리비를 두고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
법원은 노후화된 보일러 수리비는 원칙적으로 집주인이 부담하며, 세입자의 명백한 과실이 있을 때만 세입자가 책임진다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한다.
보일러 수리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결론부터 말하면 보일러 수리 책임은 원칙적으로 집주인인 임대인에게 있다.
우리 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에게 목적물 사용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여한다.
서울서부지방법원 2022나40724 판결에 따르면, 주거 기본 설비인 보일러 고장 시 임대인이 이를 즉각 수리해 임차인이 사용할 수 있도록 유지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노후화로 인한 고장 비용은 전적으로 임대인 몫이다.

수리비는 세입자 부담이라는 특약의 효력은?
계약서에 수리비를 임차인이 부담한다는 특약을 넣었더라도, 보일러 교체 같은 대규모 수리에는 효력이 없다.
대법원 1994다34692 판결에 따르면, 수선의무 면제 특약은 소모품 교체 등 소규모 수선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된다.
따라서 보일러 전체 교체나 중대한 수리 책임은 이러한 포괄적 특약만으로 세입자에게 법적으로 전가할 수 없다.
세입자 과실로 고장 났다면 어떻게 되나?
보일러 고장 원인이 세입자의 고의나 과실에 있다면 수리 책임은 세입자에게 돌아간다.
세입자는 빌린 목적물을 선량하게 관리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서울동부지방법원 2021가단118702 판결에 따르면, 세입자가 겨울철 집을 비우며 동파 방지 조치를 하지 않아 고장 난 경우 그 배상 책임이 인정된다.
다만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2023나30185 판결에 따르면, 보일러가 외부에 노출된 10년 이상 노후 제품일 경우 집주인에게도 일부 책임이 인정돼 세입자의 배상 비율이 60%로 제한되기도 한다.
집주인이 수리를 거부할 때의 대처법은?
집주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수리를 거부한다면, 세입자는 자비로 먼저 수리한 뒤 해당 비용을 필요비로 청구할 수 있다.
내용증명으로 수리를 공식 요구한 뒤 묵살당하면 직접 수리하고 영수증을 챙겨두면 된다.
서울북부지방법원 2017나1088 판결에 따르면, 임차인이 지출한 보일러 수리비는 주택 보존을 위한 필요비로 인정되어 임대인이 상환할 의무가 있다.
결국 전셋집 보일러 분쟁은 고장 원인에 따라 책임이 명확히 나뉘므로, 섣불리 비용을 지불하기보다 법적 의무를 파악해 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
